오세훈, 내곡동 땅 투기 의혹에 "처가 땅이고 어디 있는지도 몰라"

입력
2021.03.16 12:30
KBS "盧정부서 내곡동 개발 안 해" 보도 내용 인정
"개발지구 지정 협의는 내가 시장 되기 전부터 진행"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과거 시장 재임 중 내곡동 일대 그린벨트 개발로 '셀프 보상'을 받았다는 민주당의 의혹 제기 및 관련 언론 보도에 대해 "내곡동 땅은 처와 처가 식구들이 1970년 장인 사망으로 상속 받았고, 2006년 7월 시장 취임 전부터 지구 지정 협의가 진행됐던 곳"이라고 해명했다.

오 후보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곡동 토지 관련 허위사실공표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나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 KBS는 오 후보의 처가가 소유한 서초구 내곡동 땅을 포함한 내곡지구 개발이 시장 임기 전인 노무현 정부에서 결정됐다는 오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 시절 처음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 오 후보가 서울시장 취임 후 주민들 반대에도 내곡지구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오 후보는 "노무현 정부에서 이미 국민임대주택 예정지구로 지정됐다고 했는데, 이는 당시 공문서를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그는 "2006년 3월 이명박 시장이 국토해양부에 지구 지정을 제안했으나, 주민 공람과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다소 논란이 있어 당시 지정은 되지 않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2006년 7월 내가 시장에 취임하기 전부터 지구 지정에 대한 협의가 진행됐다"며 "그 후 '국민임대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이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으로 전면 개정돼 계속 사업이 되면서 보금자리주택지구로 편입됐고 서울시는 그 과정에서 요식적인 행정 절차만 밟았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천준호·고민정 고발 이어 박영선 향해 "법적 대응" 시사

오 후보는 자신이 큰 보상 이익을 얻었다는 여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공공기관에 토지가 수용되는데 손해를 봤으면 봤지 엄청난 이득을 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처가집은 사위가 시장인데 시책에 협조하자는 입장으로 정리하고 손해를 감수했다고 한다"며 "이에 대해서는 이미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정해진 기준과 절차에 따라 보상이 이뤄졌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유권해석을 우리당 권영세 의원실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SH는 14일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이 요청한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오세훈 전 시장 가족 내곡동 땅에 대한 보상에 대한 특혜 의혹에 대한 SH의 입장'에 대해 "우리 공사는 내곡 보금자리주택 사업을 시행하면서 지구 내에 편입된 토지 등을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보상했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또 "나는 당시 이 땅의 존재와 위치를 알지 못했고 지금도 위치를 모른다"며 "추후 이 땅이 지구 지정된 곳이 전체 중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확인하면 제외가 가능했을 위치인지 확인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국민의힘이 천준호·고민정 민주당 의원을 후보자비방죄로 고발한 것을 언급하며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를 향해서도 "계속해서 허위사실 유포로 명예를 훼손하고 서울시장 선거를 구시대적 혼탁선거로 오염시킨다면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