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처음으로 미국에 휘발유 완제품을 수출한다. 지난달 기록적인 한파로 석유제품 재고가 감소한 틈새를 공략하는 것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올해 2분기 안에 휘발유 완제품 30만 배럴을 미국에 수출한다고 15일 밝혔다. 많은 물량은 아니지만 현대오일뱅크가 북미 지역에 휘발유 완제품을 수출하는 건 처음이다. 기존에는 휘발유 반제품을 월 30만~40만 배럴 수출했다.
미국은 세계 최대 휘발유 시장이지만 수요보다 공급이 넘친다. 휘발유가 남아 남미로 수출을 했을 정도라 국내 정유사들도 미국 시장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운송 거리를 감안하면 아시아 시장보다 수익성도 떨어졌다.
하지만 텍사스 주에 불어 닥친 한파로 미국이 휘발유 수입에 나섰다. 엑슨모빌과 쉐브론 등 다수의 정유공장이 가동 중단 사태를 겪으며 석유제품 재고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시장의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판단해 즉시 움직였다.
동시에 일본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소규모 부두가 많아 대형 선박을 이용한 제품 하역이 용이하지 않은 일본은 정유사들이 그간 주목하지 않은 시장이다. 회당 수출 물량이 제한적이라 수익도 낮았지만 최근 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 경제성이 높아지자 현대오일뱅크는 소형 선박을 이용한 일본 수출을 확대 중이다.
지난해 말부터는 월 10만 배럴 안팎의 경유∙등유 등을 일본에 판매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수출이 전무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여전히 정제마진이 낮은 상황이라 조금이라도 수익이 나는 곳이라면 어디든 판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