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예방의학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대학원 교수는 15일 코로나19 무증상자를 더 많이 찾아내기 위해 자가 진단키트를 도입하자고 주장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300~400명에서 더 줄지 않는 게 무증상자가 많기 때문인데, 이런 무증상자를 빨리 발견하려면 진단키트로 검사 수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취지다. 현재 의료진이 할 수 있는 검사는 하루 최대 50만 명 정도라는 게 기 교수의 설명이다.
기 교수는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렇게 한번 큰 유행을 겪었다는 건 아직 진단이 안 된 무증상인 사람들이 전국에 어느 정도 퍼졌다는 것이고, 세 명 중 한 명은 무증상자로 본다"며 이같이 밝혔다.
기 교수는 3차 유행 초기에 수도권에서 선별진료소를 운영한 게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됐다며 현 시점에서 획기적 검사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처럼 자가 진단키트를 배포하는 게 방법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영국은 한때 하루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5만 명까지 나왔지만, 진단 키트 도입 후 점차 줄어 최근에는 4,000~5,000명 수준으로 내려갔다.
기 교수는 "영국은 하루 검사 수가 100만 건이 넘는다"면서 "우리나라처럼 전부 의료진 채취로만 하는 게 아니고 스스로 검사, 자가 검체 채취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이러스 농도가 높아 다른 사람한테 감염시킬 정도면 양성이 나오는데, 일주일에 두 번씩 검사하게 한다"며 "키트를 무료로 나눠 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자가 진단키트 도입 논의가 이뤄졌을 때 정확성이 떨어지고 양성자들이 자가격리를 피하기 위해 숨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흐지부지됐다.
기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처럼 낮은 발생 수준을 보이는 곳은 굳이 그런 걸 할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어느 정도 감염 수준이 된 상태에서 계속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의료진이 하는 검체 채취로 아무리 늘려봤자 하루에 50만 명까지만 된다. 획기적인 방법으로 더 많은 검사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게 뭔지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경우 의료진 앞에서 두세 번 키트를 사용한 뒤 방법이 숙달됐다고 판단되면 집에서 스스로 검사하게 된다. 검사 결과 양성이 나오면 의료진에게 검사를 한 번 더 받게 되고 가족 전체와 주변인까지 검사를 받게 된다.
기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백신과 사망의 연관성이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3억 명 정도가 주사를 맞았는데, 어느 나라도 백신 때문에 사망한 것이 확인된 건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