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19% 상승...고가 아파트 보유세 급등 현실화

입력
2021.03.15 11:00

정부 예고대로 올해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초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지난해보다 수백만 원 넘는 추가 세부담이 예고됐다. 올해 종합부동산세도 인상되면서 다주택자 세부담이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토교통부는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을 공개했다. 공시가격은 종부세와 재산세 등 보유세 및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보험료 부과 기준이다. 올해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9.08% 상승하며, 2007년 이후로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은 70.2%로 전년보다 1.2%포인트 올랐다.

세종 공시가격이 급등했다. 올해 세종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70.68% 급등하면서 지역별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의 중위 공시가격 또한 올해 4억2,300만 원으로, 서울(3억8,000만 원)을 뛰어넘었다. 이로써 2006년 공시가격 발표 이후 처음으로 서울이 공시가격 1위 자리를 다른 지역에 넘기게 됐다.

고가 아파트는 세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국토부 모의 분석에 따르면, 현재 시세 37억5,000만 원인 아파트를 보유한 1주택자(장기보유 및 고령자 공제 제외)의 보유세는 전년보다 916만8,000원 늘어난 3,360만2,000원에 달한다. 시세 17억1,000만 원인 아파트도 지난해보다 130만2,000원을 더 내야 한다.

다주택자는 더욱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올해 6월부터는 3주택자 이상(조정대상지역은 2주택자 이상)의 종합부동산세는 0.6~3.2%에서 1.2~6.0%로 상향되기 때문이다. 다주택 법인은 6.0% 단일세율을 적용하고, 기본공제 6억 원과 세부담 상한 적용도 안 된다. 세부담을 피하기 위해선 6월 전까지 매도 후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야 한다.

다만 지방세법 개정으로 중저가 아파트 1주택자 부담은 감소한다. 전용면적 44㎡인 대전 동구 A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재산세가 7만6,000원이었으나, 올해는 6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19.8% 줄어든다. 전용면적 84㎡인 서울 관악구 B아파트도 같은 기간 105만1,000원에서 94만2,000원으로 감소한다.

공시가격은 다음 달 29일 결정된다. 올해는 공동주택의 특성과 가격참고자료를 포함하는 공시가격 산정 기초자료도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공시가격(안)에 의견이 있는 소유주는 다음 달 5일까지 의견서를 지자체 민원실 혹은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된다.

강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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