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자발적 매춘’이라고 규정하며 위안부 역사를 왜곡한 마크 램지어 교수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그가 몸 담고 있는 하버드대에서도 학부 학생회 차원의 규탄에 이어 대학원생들까지 공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램지어 교수 징계 여론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13일(현지시간) 하버드대에서 인문과학을 전공하는 대학원생들은 성명을 내고 “(램지어 논문의) 방법론적인 결함과 함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와 비교한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수많은 잔혹 행위들의 심각성을 적극적으로 축소시켰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램지어 교수가 왜곡과 자의적 추론을 통해 복잡한 역사를 단순하게 규정했고, 이 연구 결과는 특정 정치적 목적을 가진 세력에 의해 전용될 위험이 크다고 결론 내렸다. 그가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법적 권리 및 배상권을 부정한 데다, 이는 생존자들에게 또 다른 피해를 주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원생들은 램지어 교수의 논문이 ‘학문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학문의 자유라는 개념이 근거 없는 무책임한 주장을 옹호하는 수단으로 오용되면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구조적 폭력”이라는 게 학생들의 지적이다.
이들은 학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를 강조하기도 했다. 대학원생들은 “인문사회과학 연구는 다양한 인간 사회현상들의 복잡성, 모순, 불평등을 드러내고 문제를 지적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고양한다”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미래에 램지어 교수의 논문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오용된 학문 권력이 설 자리는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