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경남 양산 사저 논란을 제기하는 야권에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며 작심 비판하자, 야권 인사들은 “좀스러운 해명”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1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라며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라고 되물었다. 문 대통령이 “좀스럽고 민망한 일”이라는 표현까지 쓰며 의혹을 직접 해명한 것은 이례적이다. 국민의힘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 투기 의혹과 문 대통령의 사저 농지 매입을 연계하며 투기 의혹을 제기하자,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좀스러운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13일 논평을 내고 “‘내돈내산(내가 돈 주고 내가 산)’으로 덮을 일이 아니다”라며 “농업 경영에 이용할 자가 아니면 농지 소유를 금지한 농지법이 있기에 누구라도 갸우뚱할 ‘대통령의 11년 영농 경력’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문 대통령이 농지를 활용해 사저를 짓는 점이 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건설이 예정된 농지를 내부정보를 이용해 구입한 것과 다를 바가 없다고 본다. 문 대통령의 사저가 완공되면 현재 ‘전’(田)으로 설정된 문 대통령 부부 소유 농지가 ‘대지’로 변경돼 땅값이 상승하고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 인사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경남 양산이 지역구인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은 “566평의 농지를 농사를 짓겠다고 농지를 취득해놓곤, 1년도 되지 않아 대지로 전용해 1,100평의 땅에 집을 짓는 것은 대통령 특권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도 “국민들은 이 허탈과 분노를 달래줄 대통령의 공감, 사과, 위로의 말을 기대했다”며 “그런 국민들에게 보낸 메시지가 고작 본인 소유부지에 대한 원색적인 분노의 표출인가”라고 직격했다.
반면 여권에서는 대통령의 글에 힘을 실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분노”라며 문 대통령의 글을 공유했고, 김남국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거짓말하던 선동꾼들이 오늘날 정치판에 좀비처럼 살아있다”며 야당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