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는 11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책임과 관련해 "이번 조사 과정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어떠한 조치가 필요할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3기 신도시 공직자 토지거래 정부합동조사단 1차 조사결과 20명의 투기 의심사례를 확인했다고 발표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국토교통부와 LH 직원들이 조사대상이었으나, 20명은 모두 LH 직원으로 확인됐다.
다음은 정 총리 일문일답.
-LH가 전담기관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겠나.
"주택 공급은 LH 혼자 하는게 아니고 LH가 중심은 아니다. 범정부적으로 주택공급을 추진한다. 최고 사령탑은 경제부총리다. 현재 LH가 직면한 신뢰의 위기 문제에 대해 한편으로는 환골탈태하는 혁신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주택 공급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래서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당초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
-투기 의심자로 수사를 의뢰한 20명 외에도 3기 신도시 인근에 토지나 주택을 가진 공직자들이 있나.
"20건은 투기가 의심된다고 하는 건이어서 수사를 의뢰한 것이다. 그 이외에도 토지를 일부 소유하고 있거나 인근에 주택을 갖고 있는 경우가 있는데 정확한 숫자는 확인하고 있지 않다. 수사의뢰하는 20건은 투기 의심 사례이고 그렇지 않은 다른 사례도 있다."
-투기 의심자 20명 중 변 장관이 LH 사장 재임 때 투기한 이들은 몇명인가.
"20건 중에서 11건이 변 장관 재임 중에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4 부동산 대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데 변창흠 장관 리더십으로 가능하다고 보나.
"2·4대책과 이 문제는 별개다. 공직자들의 부동산 거래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적인 부동산 관련 잘못된 부분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수사하고 책임을 묻는 노력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는 정책은 차질없이 진행할 계획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이번 조사과정에서 변 장관이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부분에 대한 국민적 걱정과 국민들의 심정을 잘 알고 있다.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심사숙고하도록 하겠다."
-투기 의혹은 차명이나 가명이나 미등기거래 등 불법성 짙은 부분을 파악하는 게 핵심인데 정부조사단은 실명거래조회 방식이다. 이런 식의 조사가 실효성이 있겠는가.
"당연히 효과가 있다. 그래서 20명도 찾아낸 것 아니겠는가. 만약 처음부터 수사에 맡겼으면 아마 (지금쯤) 기초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조속한 시간 내에 이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는 정부 의지를 담아 정부 합동조사단에서 1차적으로 국토부 직원과 LH 직원 본인에 대한 문제를 확인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합동수사본부가 철저하게 수사해서 필요한 모든 내용들을 밝혀낼 것이다. 가족과 이해관계자에 대해서는 1차적으로 3기 신도시부터 시작해 필요하면 성역 없이 다른 지역도 조사할 수 있도록 전국에 걸쳐서 특별수사본부를 이미 마련했다. 수사는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효율성 있는 순차적 접근을 해나갈 계획이다."
-투기 의심자 20명 중 앞서 밝혀진 LH직원 13명을 제외한 7명 중 국토부 직원과 LH직원 수는 어떻게 되나.
"20명 모두 LH 직원으로 보고 받았다."
-LH혁신 방안은 무엇인가.
"해체 수준의 환골탈태하는 혁신을 추진하겠다. 구체적 내용은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전문가 의견을 듣고 시민사회와 교감하는 노력을 통해 철저히 혁신하겠다."
-투기 의심자 20명이 모두 투기 행위를 인정했나. 20명에 대한 향후 조치도 궁금하다.
"정부는 토지대장과 부동산 거래내역을 통해 20명이 의심된다고 확인했을 뿐 직접 조사하거나 수사하지 않았다. 때문에 20명에 대해 수사하도록 이첩하는 것이다. 정부 조사는 가지고 있는 자료를 통해 신속하게 확인해 수사기관이 빨리 수사할 수 있도록 준비작업의 성격도 있다. 이 문제를 처음부터 수사기관에 의뢰해서 장기간에 걸쳐 수사하고 아무 내용이 발표되지 않으면 국민들께서 더 분노할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할 수 있는 가능한 일을 먼저 한 것이다."
-1·2기 신도시와 전국 공공주택 지구 전체로 투기 조사를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광명·시흥지구부터 문제가 돼 일단은 3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수사할 것이다. 그러나 성역 없이 문제가 있는 부분은 다 확인해 철저히 발본색원하겠다. 신도시나 토지, 건물에 대한 투기뿐 아니라 최근 아파트 관련한 '떴다방'등 여러 부정, 비리, 부조리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확인하고 치유하는 노력을 하겠다."
-거말의 직접수사와 감사원의 감사 등 정부기관이 총동원돼야 한다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현재 검찰과 경찰은 협조하고 있다. 어제 행정안전부 장관,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직무대행, 경찰청장과 함께 합동회의를 통해 검경이 협력해 이 문제를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하고 완결한다는 데 모두가 마음을 같이했다. 실제로 경찰청장과 검찰총장 직무대행이 만나기도 했고, 오늘은 경찰의 책임자인 국장과 대검찰청의 형사부장이 만나 업무를 협의했다. 이 문제를 수사하고 사실을 명명백백히 밝히고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검찰과 경찰이 각각 맡은 바 일을 제대로 하면서 협력하는 노력이 이뤄지고 있다. 감사원 감사는 현재 공익감사가 신청된 것으로 안다. 공익감사나 국회가 감사를 요청한느 등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감사 여부를 감사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공익감사가 청구된 것을 감사하라거나 말라할 권한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 문제는 감사원 스스로 결정할 문제다."
-정부합동조사단의 향후 역할을 어떻게 되나.
"전반적인 투기를 비롯한 공직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수사는 770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수사본부에서 분담해 문제를 수사하고 확인할 것이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일차적으로 LH직원과 국토부 직원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수사 의뢰를 했다. 그 이후 지방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의 공직자 등에 대해 1차 조사를 한 것처럼 2차 조사를 하게 될 것이다."
-LH직원 등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조사를 특별수사본부가 담당하는 이유는 정부합동조사단의 한계 때문인가.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고 판단했지만 개인정보사용 동의에 시간도 걸리고 경우데 따라 불필요한 마찰도 있을 수 있어 특수본으로 이첩했다. 더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수사 내지 조사하기 위해 특수본에 이첩했다."
-오늘 조사해 발표한 1만 4,000명의 직원 중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이도 있나.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이 있다. 여런 사람은 아니고 소수여서 그 분들은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LH 직원으로 추정되는 작성자가 '아니꼬우면 이직하라'는 글을 써서 공분을 샀는데 누구인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적절하지 않은 글을 쓴 사람이 있다고 확인이 됐는데 제가 보기에도 참으로 온당하지 않은 행태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고 또 제대로 확인하는게 필요하다. 공직자들의 품격을 손상시키고 실제로 국민들에게 불편함을 더하는 이런 행태는 결코 용서받아서는 안된다. 가능한 방법을 통해 조사해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