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나흘 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최근 주가 하락의 구실을 제공해 온 미국 국채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코스피는 6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했다.
1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55.58포인트(1.88%) 상승한 3,013.70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중 2.4%까지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지난 5일(3,026.26) 이후 4거래일 만에 3,000선을 다시 밟았다. 코스닥도 이날 2.02% 상승한 908.01로 마감하며 90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코스피에서만 1조7,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2011년 7월 8일 1조7,200억 원을 순매수한 후 약 10년 만의 최대 규모다. 6거래일 만에 차익 실현에 나선 개인은 이날 1조1,000억 원 이상을 던졌다. 기관도 5,900억 원을 순매도했는데, 연기금은 3,000억 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50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외국인들은 대형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시가총액 상위주를 대거 사들였다. 이에 SK하이닉스(+3.01%), LG화학(+5.39%), 삼성SDI(+8.02%) 등이 급등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카카오 등 대형주 종목을 순매도해 왔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매도가 업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1조9,000억 달러(약 2,100조 원) 규모 경기부양책이 하원을 통과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이날 코스피는 물론 아시아 증시 전반에 호재로 작용했다. 일본 닛케이225(0.60%)를 비롯해 중국 상하이종합과 홍콩 항셍지수 등도 이날 2% 안팎 오름세를 보였다.
여기에 1.6%를 넘나들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5%대 초반으로 진정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도 개선됐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도 나스닥(-0.04%)을 제외하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그룹 UBS의 마크 해펠레 최고투자책임자는 "금리 상승이 제한되면서 추후 주가가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도 외국인 매수세를 부추겼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8원 내린 1,135.9원에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