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직원과 배달기사(라이더)들은 메시지 한통씩을 받았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김봉진 의장이 전송한 메시지엔 수신자의 이름과 함께 주식 또는 격려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주식 액수는 한 사람당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달한다.
우아한형제들은 김 의장이 1,000억원대 사재를 출연해 구성원들에게 주식 증여 및 격려금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회사 성장에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향후 성장을 함께 나누는 취지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창업자가 플랫폼 노동자에게 사재로 주식이나 격려금을 주는 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어렵다. 앞서 쿠팡이 상시직 장려 정책의 일환으로 무상 주식 증여 대상에 일용직 노동자를 포함시켰지만 사재 증여는 아니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우아한형제들 본사 직원에게는 주식이 증여되고, 배민 라이더와 생필품 및 식자재 배송 서비스 B마트 비정규직에게는 주식 또는 현금 격려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주식 증여 대상은 2,100여명, 격려금은 2,200여명이 받게 된다.
증여 주식은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와의 계약 조건에 따라 3년 뒤에 지급된다. 올해 2월 28일까지 입사한 전 구성원이 대상에 포함되며 직급이나 성과에 상관없이 근무기간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2020년 이후 입사자는 2,000만원 상당, 그 이전 입사자는 근속기간에 따라 1인당 평균 5,000만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서 하루 20건 이상 배달한 날이 연 200일 이상인 배민 라이더도 주식을 받을 수 있다. 근무 기간에 따라 1인당 200만~500만원 상당의 주식이 부여될 예정이다. 신규 라이더라도 일정 건수 이상 배달업무를 수행한 1,390명에게는 1인당 100만원씩 격려금이 지급된다. B마트 창고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직원과 기간제 직원 등도 1인당 100만~150만원의 격려금을 받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대상자 여부 등이 궁금한 이들을 위해 콜센터에 전담 안내 인력을 별도로 배치해 문의에 답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의장은 기부클럽 '더기빙플레지'를 통해 재산의 절반(최소 5,000억원)을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주식 증여는 기빙플레지를 통해 약속한 사회환원용 재산과는 별도로 김 의장 개인 보유 주식을 나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