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으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다만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은 차질 없이 실행돼야 한다”며 야당에서 제기된 ‘3기 신도시 재검토’ 가능성을 일축했다.
문 대통령은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과의 청와대 오찬 간담회에서 “LH 직원들의 투기 문제로 국민들의 분노가 매우 크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LH 의혹이 제기된 이후 6차례에 걸쳐 대책 마련을 주문했는데, 발언 수위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정부와 수사기관이 전모를 규명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묻겠지만, 공직자의 부정한 투기 행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투기 이익을 철저히 막는 등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제도 마련에 국회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또 “나아가 공직자가 아예 오이밭에서 신발을 만지지 않도록 이해 충돌을 방지하는 제도까지도 공감대를 넓혀 주기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건을 “구조적 문제로 접급하라”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게 문 대통령의 문제 의식이다. 문 대통령은 “‘김영란법’이 부정한 청탁 문화를 깨뜨리는 계기가 되었듯이 이번에 확실한 재발 방지 대책을 제도적으로 마련한다면 분노를 넘어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나가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로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 전반이 재검토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에 흔들리지 않고 2ㆍ4 부동산 공급 대책을 차질 없이 진행해 부동산 시장을 조속히 안정시키고, 국민 주거권을 보장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며 “국민들께서 2·4 대책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필요한 후속 입법을 조속히 처리하고, 당정 협력을 강화해 줄 것을 특별히 당부를 드린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