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에서 답을 찾다

입력
2021.03.10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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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은 복잡하고 다양한 세상에서 매일같이 스트레스와의 전쟁을 치르면서 산다.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0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스트레스의 가장 큰 요인은 신종 질병(32.8%), 경제적 위험(14.9%), 범죄(13.2%), 국가안보(11.3%), 도덕성 부족(7.4%) 순으로 조사됐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재택근무와 비대면 거래 등이 확대되면서 스트레스의 양상이 변하고 있다. 직장과 학교 등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감소하고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농업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치유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다. 농업은 6차 산업으로까지 확대하여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힐링을 접목한 치유농업이 새로운 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에서도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국정과제에 사회적 농업을 포함시켰고, 지난해에는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도 제정했다.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 회복 유지 증진을 도모하기 위하여 다양한 농업과 농촌자원을 활용하여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부가가치 효과는 약 3.7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인간은 자연환경에 노출되면 스트레스 감소는 물론, 통증 완화와 자율신경계가 안정된다고 한다. 농촌경관을 보기만 해도 뇌에 발생하는 알파파가 증가하고, 심리적으로 회복환경으로 인지하여 긍정적인 감정이 증가하고, 스트레스 호르몬 코티솔이 감소한다고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농촌체험과 체험학습을 통한 정서함양이나 휴양기능에 대한 치유농업의 연구가 꾸준히 늘고 있으나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치유농업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 네덜란드의 경우, 2001년부터 농가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2015년 치유농업육성법률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또한 1,100개의 치유농장이 다양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상시 보살핌, 간병, 정신건강 서비스를 통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복지예산도 절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덜란드의 치유농업은 장기요양보험제도가 기반이 되어 있어 더욱 발전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에 지자체, 농업 관련 기관, 복지기관 등이 협업하여 치유농업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생산중심의 농업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치유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치유농업사 자격증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치유농업 활성화는 농업인에게 새로운 농업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농업을 꿈꾸는 젊은 청년들에게 치유농업이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치유농업에 대한 공감대와 정부지원이 더 확대된다면 국민의 건강증진과 농업의 사회적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은주 농협 구례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