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다. 김장 김치가 시어갈 무렵이면 아삭한 식감에 파릇파릇하고 싱싱한 나물이 그립다. 봄이 오면 우리 산천에는 쑥, 냉이, 달래 등 봄나물이 흔하게 솟아난다. 봄나물은 혹한을 이겨내고 동토를 뚫고 나온 경이로운 생명체다. 영양분도 풍부하고 나른하고 피곤한 몸에 생기와 활력을 준다. 달콤쌉싸름한 맛은 입맛도 살려준다. 봄나물은 우리 조상들에게는 구황식품이었지만 현대인에게는 건강식품이다. 봄나물에는 비타민C, 단백질과 칼슘, 철분 등의 무기질이 들어 있어 영양소의 보고이자 면역력덩어리다. 포만감도 있고 변비,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
우리 조상들은 봄나물이 나오기 전 정월대보름에는 묵나물(말린 묵은 나물)을 먹었다. 지난해에 말려 둔 나물은 먹을거리가 부족하고 신선한 채소를 구하기 어려운 겨울철을 나는데 중요한 식재료였다. 수분은 빠져나가고 영양소는 그대로 남은 말린 나물은 식이섬유의 보고이다.
국내 최초 나물 전처리 식약처 HACCP(해썹) 지정업체인 초록들 코리아는 우리 농산물로 조미료 없이 반찬류를 만들어 ‘나물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이어가고 있는 착한 기업이다. 또한 절임류를 미국, 호주 등에 수출한다는 측면에서는 ‘나물’이라는 외국인들이 접하기 힘든 요리를 전파하는 K푸드 첨병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정재호 초록들 코리아 대표에 따르면 나물의 어원이 신라 시대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우리는 나물을 잘 먹고 잘 요리한 민족이었다.
“조선 후기 박경가가 지은 국어 어원 연구서인 ‘동언고략’에는 ‘신라 사람은 흔히 물건 이름 앞에 국호를 붙입니다. 국(國)을 나라(羅羅)라 한다. 도(稻·벼)를 나락이라 함은 나록(羅祿)에서 온 것이고, 나물이라 함은 나물(羅物)에서 온 것이다’고 쓰여 있습니다. 나(羅)는 신라를 가리킵니다. 나물이란 먹을 수 있는 풀이나 나무의 싹과 잎 혹은 그것을 조리한 찬을 말합니다.”
우리 민족이 나물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지에 대해서는 조선 헌종 때 실학자 정학유가 지은 ‘농가월령가’를 제시한다. ‘정월령’에는 ‘엄파와 미나리를 두엄에 곁들이면, 보기에 신신하여 오신채를 부러워하랴’라고 노래했고, ‘이월령’에는 ‘산채는 일었으니 들나물 캐어 먹세. 고들빼기 씀바귀며 소루쟁이 물쑥이라. 달래김치, 냉잇국은 비위(脾胃)에 깨치나니’라고 적혀있는가 하면, ‘삼월령’에는 ‘앞산에 비가 개니 살진 향채 캐오리라. 삽주, 두릅, 고사리며 고비, 도랏, 어아리를 일분은 엮어 달고 이분은 무쳐 먹세’라고 갖가지 나물이 달마다 쓰여 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초록들에서는 봄나물과 데쳐 말린 나물을 함께 판매하고 있는데, 봄동, 냉이, 유채, 달래, 생·건 취나물 등 종류도 다양하다”면서 “코로나로 힘든데 면역에 좋은 봄나물과 건나물 많이 드시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물은 삶거나 데쳐서 무쳐 먹어도 되고 요리하기가 번거롭다면 그냥 손으로 뚝뚝 뜯어서 강된장과 비벼 먹어도 좋습니다. 재료가 좋으니 어찌하든 맛있습니다. 봄나물은 식탁 위의 보약입니다. 이 시기에 꼭 챙겨 먹어야 할 음식입니다. 원더풀 봄나물로 화이팅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