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박원순 피해자에 사과"...오세훈·안철수 "너무 늦었다"

입력
2021.03.0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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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성의날 맞아 '여성 정책' 경쟁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앞다퉈 여성 정책을 내놓고 ‘여심(女心)’ 잡기에 나섰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출마선언 후 40여일 만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과하며, 재발 방지 공약을 내놓았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귀갓길 폐쇄회로(CC) TV 확대 등 여성 안전에 초점을 맞췄다.


첫 공개된 '박영선표 여성 정책'... 여성 1인 가구에 '스마트 안심 호출기' 100% 지급


박 후보는 이날 박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에 대해 “피해 여성께 다시 한번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피해자가 조속히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가 박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해 직접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1월 말 출마 선언 직후 “(박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에게 사과해야 한다” 정도의 간접적인 입장만 유지해 왔다.

박 후보는 그러면서 “여성이 안심하고 생활하고, 출산ㆍ보육 부담을 없애서 언제든지 원하면 일할 수 있게 하겠다”며 여성 정책을 발표했다. 우선 5년간 서울에 거주하는 여성 1인 가구에 ‘스마트 안심 호출기’(위급 시 경찰 출동)를 지급하기로 했다. 경력 단절을 근절하기 위해 ‘가족 돌봄 차별금지’ 조례를 제정하고, 남성 육아휴직 우수기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약속했다. 권력형 성범죄 대응책으로는 ‘전담 상담사’제 신설을 제시했다. 그는 “40년 직장생활을 하며 느낀 건 상처를 받고도 아무일 없는 듯 살아가는 여성이 많다는 점”이라며 “상처를 감추기보다 즉시 해결할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걸 전담하는 상담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귀갓길 CCTV, 성범죄자 ‘알림’ 앱… 여성 안전에 집중한 오세훈ㆍ안철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여성을 위한 국민의힘 다짐’ 선언식에 참석해 “서울시장이 되면 최우선으로 ‘여성 안심 프로젝트’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 △귀갓길과 화장실 출입구에 CCTV 설치 △여성 1인 가구에 이중잠금장치 설치비 지원 △가정폭력 등으로 이혼한 여성에 대한 공공일자리 제공 등이다. 오 후보 측은 “여성 돌봄이나 일자리 지원 등의 공약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신상이 공개된 강력 성범죄자가 학교나 학원 등 아동ㆍ청소년 구역에 가까이 접근하면 ‘SOS앱(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 ‘n번방’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서울시 성범죄 공무원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도 도입한다고 했다.


안철수, 박영선 사과에 “남인순ㆍ진선미ㆍ고민정, 캠프서 쫓아내라”


이날 야권 후보들은 일제히 박 전 시장 피해자에 대한 박 후보 사과를 비판했다. 오 후보는 “(박 후보의 출마 선언 후) 40여일 만에 나온, 늦어도 너무 때늦은 사과”라며 “왜 본경선 한 달을 앞두고 입장을 전면 선회한 걸까”라고 말했다. 안 후보도 “진정 피해자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면 (박 후보는) 출마하지 말았어야 한다. 출마 자체가 2차 가해”라며 “양심이 있으면 피해 호소인 ‘3인방’인 남인순, 진선미, 고민정 (이상 민주당 의원)을 캠프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직격했다. 고 의원이 박 후보 대변인을 맡는 등 이들이 캠프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 의원들은 지난해 7월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직후, 당시 이해찬 민주당 대표 등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으로 지칭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