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왕이 "대만 문제 타협 여지없어… 주권 침해 말라"

입력
2021.03.07 19:05
기자회견서 美 향해 "내정 간섭 말라" 거듭 경고
신장위구르 인권 탄압은 "터무니없는 날조" 부인
"중국 해외 동포들에게도 코로나 백신 접종할 것"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7일 “대만 문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며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지 말라”고 미국을 겨냥했다. 또 “신장위구르 인종청소 주장은 터무니없는 날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 거주 중국 동포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것”이라며 중국 ‘백신 외교’의 우월성을 과시했다.

왕 부장은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미중 관계와 대외 정세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난 1년간 가장 확고한 건 국익을 지키는 것”이라며 “중국은 패권의 횡포를 단호히 반대하며 내정간섭을 단호하게 물리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의 주권은 침범할 수 없고, 중화민족의 존엄성은 헐뜯을 수 없으며, 중국 인민의 정당한 권리는 반드시 수호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왕 부장의 목소리에는 더 힘이 실렸다. 그는 “세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면서 △대만은 중국 영토의 불가분의 일부이고 △양안(중국과 대만)은 반드시 통일돼야 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 토대이며 넘을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대만 문제에서 물러설 여지가 없다”며 “미국의 새 정부가 대만 문제의 높은 민감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신중히 처신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정부에서 미국과 대만 간 고위급 교류를 재개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 출범식에 미국은 사실상 주미대사 격인 대만 대표를 초청하는 등 양측의 관계가 전례 없이 밀착하고 있다. 반대로 미중 관계는 긴장감이 가시지 않아 전문가들은 대만에서의 군사적 충돌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왕 부장은 서구가 ‘인권 탄압’이라고 줄곧 비판하는 신장위구르 문제와 관련, “지난 40여 년간 위구르족 인구는 555만명에서 1,200여만명으로 두 배가 됐고, 지난 60여 년간 신장 경제는 200배 이상 성장했고, 1인당 기대수명은 30세에서 72세로 늘었다”면서 “정치논리에만 매달린 반중 세력이 황당무계한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치졸한 쇼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향후 미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동시에 내비쳤다. 왕 부장은 지난달 11일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를 언급하며 “깊이 있는 의견을 교환하면서 양국 관계를 정상 궤도로 복귀시키기 위한 노력의 방향을 분명히 했다"며 "우리는 미국과 함께 양국 정상 통화의 성과를 실현하고 중미 관계에서 건전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이루길 원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각국의 ‘백신 접종’ 경쟁과 관련, “50여 개국이 자국 내 백신 접종 대상에 중국인을 포함시키고 있다”면서 “중국은 해외동포들이 국산이나 외국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하고 지원하며 적극 협조하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핵산 검사와 백신 접종 정보를 국가 간 공유하는 건강코드 상호인증서를 시행해 안전한 인적 교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 부장에 따르면 중국은 69개 개도국에 코로나19 백신을 무상지원하고, 43개국에는 백신을 수출하고 있다. 또 10여 개국과 백신 개발·생산을 협력하면서 17개 중국 백신을 임상시험하고 있다. 이 과정에 100여 개국 10만여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중국의 주장이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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