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너무 자주 마려워요"… 요붕증 의심해봐야

입력
2021.03.06 09:00


우리가 누는 소변의 양은 뇌하수체에서 분비하는 항이뇨 호르몬과 관련이 있다. 체내에 수분이 부족하면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돼 소변량이 줄어든다.

수분 섭취량에 따라 다르지만 사람은 소변을 보통 하루에 1.5~2L 정도 본다. 이 때 항이뇨 호르몬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소변을 보는 양이 하루 3L 이상이고 심한 갈증으로 물을 많이 마시는 병이 ‘요붕증’이다. 쉽게 말해서 소변량이 정상보다 많이 나오는 질환이다.

요붕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중추성 요붕증은 외상ㆍ종양ㆍ감염ㆍ선천적 뇌하수체 이상 등으로 항이뇨 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발생한다. 갑자기 발생해 심한 갈증을 느껴 물병을 들고 다닐 때가 많고 특히 찬물을 선호한다. 신성 요붕증은 약에 의해 콩팥이 손상됐거나 다른 콩팥병으로 인해 항이뇨 호르몬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콩팥에서 작동되지 않아 발생한다.

요붕증을 진단하려면 먼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항이뇨 호르몬 이상과 관계없는 원발성 다음증을 구별해야 한다. 혈액검사로 혈액이 희석된 정도 즉, 삼투질 농도를 확인한다.

요붕증은 항이뇨 호르몬 이상으로 소변이 많이 나오면서 몸이 탈수돼 삼투질 농도는 높다. 반면 원발성 다음증은 항이뇨 호르몬 이상이 없고 단순히 물을 많이 마셔서 소변량이 증가해 삼투질 농도가 낮다.

중추성 요붕증은 합성 항이뇨 호르몬 약으로 치료한다. 주사ㆍ콧속 분무ㆍ알약 등으로 형태가 다양하다. 치료를 위한 용량은 환자와 경우에 따라 다르므로 전문의와 상의한 뒤 정하면 된다. 신성 요붕증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약으로 소변량을 조절하고 고나트륨혈증을 예방하기 위해 저염식을 권한다. 다양한 약 가운데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약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환 건국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요붕증은 수분 공급만 충분하다면 건강상 큰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은 아니다”며 “하지만 심한 갈증과 잦은 요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고 드물게 탈수ㆍ고혈압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증상을 자각한 뒤에는 신속히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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