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지역 봄축제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비대면으로 진행된다. 수십만명의 인파가 몰려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던 봄축제가 또다시 사라지게 되면서 축제 특수를 기대했던 상인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4일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따르면 왕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제주도심 한가운데인 제주시 전농로에 열리던 제주왕벚꽃축제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취소됐다. 2019년 축제에는 30만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을 정도로 도내 대표축제 중 하나인 왕벚꽃축제가 취소되면서 전농로 일대 상인들은 2년 연속 ‘벚꽃 특수’를 놓쳐 아쉬워하고 있다.
매년 4∼5월에 개최하는 가파도청보리축제 역시 올해도 취소된다. 축제로 많은 인파가 여객선을 한꺼번에 이용할 경우 방역에 취약할 수 있다는 위험부담이 커 주민들이 취소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으로 선정된 서귀포시 표선면 녹산로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유채꽃축제는 올해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축제가 취소됐음에도 불구하고 몰려드는 상춘객들로 인해 유채꽃길 약 10㎞와 9.5㏊ 규모의 유채꽃밭을 조기에 갈아엎는 일까지 벌어졌지만, 올해는 노랗게 물든 유채꽃밭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일부터 14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 일대에서 열리는 제주들불축제도 당초 계획됐던 '대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제주시는 당초 새별오름 트레킹을 비롯해 버스킹 공연, 지역예술인 공연무대, 청소년 페스티벌, 도민 노래자랑, 들불 토크쇼 등의 프로그램을 1일 참가자를 1,000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대면 행사로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 대면행사에 대해 우려가 커지자 시는 당초 계획을 번복하고 모두 취소했다. 시는 축제의 핵심인 오름 불놓기는 온라인으로 중계하고, 희망 묘목나눠주기 행사 등과 같은 일부 부대행사는 ‘드라이브스루’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