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시민단체 밝힌 LH 투기 자료 확보… 지자체도 자체 조사

입력
2021.03.04 15:20
시흥·광명·안산시 조사 착수
"투기 등 문제 드러나면 엄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의 시흥·광명 신도시 개발예정지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발본색원’ 등의 표현을 써가며 선제적이고 빠른 조사를 주문했다.

4일 사법당국 등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폭로한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관련 문건을 전달 받았다. 국토교통부와 LH 등으로부터 개발예정지에 대한 정보와 투기 의혹에 가담한 직원들 명단을 확보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찰은 전날 오후 2시쯤 홍정식 활빈단 대표를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2시간 30분 동안 조사를 마쳤다. 홍 대표는 경찰에서 “LH 직원과 배우자, 친인척 명의로 취득한 경위까지 밝혀 달라”며 “LH 시스템상 감사기능이 있는데 이를 전혀 몰랐다면 변창흠 국토교통부장관(전 LH 사장)은 직무유기에 해당하는 만큼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경기도 일부 기초자치단체에서도 자체 조사에 나섰다. 시청 공무원들은 정부 및 LH 차원에서 추진하는 국토 개발계획을 알 수 없는 위치에 있지만 정부나 LH가 해당 지자체 토지관련 부서에 협조를 얻어야 하는 만큼 완전히 모른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윤화섭 안산시장은 이날 오전 “시청 공무원 2,200여명과 안산도시공사 소속 임직원 360여명 전원을 대상으로 개발 예정지 내 부동산 거래 현황을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산시는 조사를 통해 부동산 거래가 시기적으로나 방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따져볼 예정이다. 안산시에는 3기 신도시에 포함된 장상지구(안산시 장상·장하동 일대 221만3,000㎡)와 신길2지구(신길동 일대 75만㎡) 개발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장상지구에는 1만 4,400가구, 신길2지구에는 5,600가구의 주택이 조성될 예정이다.

시흥시와 광명시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전 직원을 대상으로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구 내 토지 취득 여부를 전수조사해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엄벌하겠다”고 했다. 박승원 광명시장도 “신도시 예정지 내 토지 취득 여부를 전수 조사해 투기 문제 등이 드러날 경우 인사조치를 포함해 엄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임명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