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6405 버스 타고 떠나는 인천 송도여행
코로나19 시대, 단거리 당일치기 여행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하는 여행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인천 송도국제도시는 서울에서 대중교통으로 여행이 가능한 지역이다. 세련되고 현대적 감각을 자랑하는 송도 센트럴파크와 서해바다를 조망하는 솔찬공원까지 풍경과 감성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곳이다.
서울 강남권에서 인천 송도국제도시를 가려면 M6405 버스가 답이다. 강남역을 출발해 양재역을 거쳐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와 제3경인고속화도로를 경유하는 광역급행버스다. 편안한 좌석에 앉아 1시간 10분가량이면 송도 센트럴파크에 닿는다. 요금은 교통카드 기준 3,300원. 지하철을 이용하면 센트럴파크역까지 세 번 이상 갈아타야 하고 대기 시간을 포함해 2시간 가까이 걸린다.
첫 일정은 인천도시역사관이다. 무료 관람이라 기대가 크지 않았는데, 건물 외관을 보자마자 선입관이 사라졌다. 현대미술 작가 리처드 우드가 영국의 전통 건축 튜더양식에서 영감을 얻어 외벽에 새로운 옷을 입혔다. 건물 자체가 거대한 작품일뿐만 아니라 내부 전시도 알차다.
근대도시관은 1883~1906년 개항 도시 제물포를 시작으로, 1906~1914년 감리서(대한제국 때 행정과 통상 사무를 보던 관아)와 인천이사청, 1914~1936년 일제 식민 잔재와 화려한 근대 건축이 공존하는 도시 인천의 양면을 보여 준다. 1936~1945년 군수 공업도시 인천의 면모도 살필 수 있다. 도시의 성장 과정을 영상과 모형으로 표현한 인천모형관이 현재라면, 첨단지식 국제도시 송도, 항공과 항만을 갖춘 물류도시 영종, 국제금융 레저도시 청라를 보여주는 인천경제자유구역 모형관은 미래 도시 인천의 청사진이다.
2009년 11월 완공한 송도 센트럴파크는 바닷물을 끌어올려 조성한 수로와 산책 공간에 고층 빌딩과 한옥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다. 바다와 접한 이점을 최대한 활용해 자연에 현대적 감각을 더한 해수공원으로, 수상 체험시설은 웬만한 테마파크 못지않다. 인천 시민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명소다.
동선 짜기는 어렵지 않다. 웨스트 보트하우스부터 이스트 보트하우스까지 이어지는 1.8km 수로에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집중돼 있다. 웨스트 보트하우스~돌고래 동상 구간을 운항하는 수상택시로 센트럴파크를 스케치하듯 유람하는 탑승 체험이 인기다. 세 개의 커다란 그릇 형상의 ‘트라이보울’은 공연장과 다목적 문화예술 공간인데 마치 큰 우주선이 착륙한 것 같다.
‘지구촌의 얼굴’ 감성정원에서는 세계 120여개국의 고유한 민족 정서를 상징하는 탈을 볼 수 있다. 초지원에는 갯벌에서 조개를 잡던 아이들이 화장실에 갈 수 없어서 멀리 싸기 시합을 하는 ‘갯벌 오줌싸개’ 동상이 인상적이다. 고풍스러운 경원재 앰베서더호텔과 한옥마을, 울창한 소나무 숲 산책정원을 걸어도 좋다. 공원의 끝은 테라스정원과 수상레포츠의 중심 이스트 보트하우스다. 아이와 함께 타는 패밀리보트, 쉴 새 없이 페달을 밟아 시원하게 물살을 가르는 투명보트(투명카누), 연인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은 문(moon)보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송도 센트럴파크 야경이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도 좋지만, 수상택시를 타면 수로 양편으로 파노라마 야경이 펼쳐지고, 문보트를 이용하면 좀 더 낭만적인 밤을 즐길 수 있다. 형형색색 불을 밝힌 고층빌딩과 교량·조형물이 황홀한 야경을 연출한다. 꿈속으로 빠져드는 것처럼 몽환적이다. 웨스트 보트하우스 수상택시 탑승료는 성인 4,000원, 이스트 보트하우스 패밀리보트(5인승)와 투명보트(4인승)는 3만5,000원, 문보트(2~3인승)는 3만8,000원(커플할인 2만8,000원)이다.
M6405 광역버스는 송도 센트럴파크에서 10분을 더 달려 종점인 인천대학교 공과대학에서 멈춘다. 최근 이곳이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인천 시민과 여행객이 즐겨 찾는 솔찬공원이 있어서다. 가깝게는 인천신항과 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을 조망하고, 멀게는 제부도 팔미도 무의도 영종도까지 병풍처럼 펼쳐지는 풍경 명소다. 잔잔한 서해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날씨 운이 따르면 황홀한 일몰까지 즐길 수 있다. 이쯤되면 배꼽시계가 울린다. 공원 내 유일한 카페인 케이슨24에서 라떼와 조각케이크로 출출함을 달래며 송도 당일치기 여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