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또 부산을 찾았다. 지난달 25일 문재인 대통령과 가덕도신공항 예정지 방문 및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 전략 보고회에 참석한 이후 닷새 만이자,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지난주 국회를 통과한 가덕도신공항 특별법 처리에 이어 후속 사업도 ‘총력 지원’ 하겠다는 뜻이 담긴 행보다.
이 대표의 이날 부산 재방문 ‘명분’은 부산시장 후보자 선출 경선대회 참석이었다. 이번 대회는 부산 가덕도의 한 카페에서 열렸는데, 당 행사 장소로선 이례적이라 이 또한 신공항 추진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부산의 역사는 가덕도신공항 이전과 이후로 나뉠 것”이라며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변성완 김영춘 박인영 세 사람 중 누구를 선택해주시든 민주당은 그 시장과 함께 부산의 역사를 변화시키는 그 일을 해낼 것”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대선 경선 출마를 위해 9일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인 이 대표는 사퇴 전 부산을 추가 방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조만간 출범할 ‘가덕도신공항 추진 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직접 맡기로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부산시장 선거 이후에도 가덕도신공항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돌보겠다는 취지"라며 "사실상 대선까지 겨냥한 것”이라고 했다.
지난달 26일 국회를 통과한 가덕도 특별법에 대한 우호적이지 않은 민심도 이 대표의 발걸음을 부산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일 부산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덕도 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53.6%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비용 대비 경제성을 따지는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면제하고, 국토교통부가 28조 원 정도로 추산한 건설비를 전액 국비로 조달하는 등 특별법 내용에 민심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민주당이 고전하는 부산시장 후보 지지율도 크게 변화하고 있지 않다. 부산일보와 YTN이 공동으로 지난달 27, 28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힘 후보인 박형준 동아대 교수가 47.6%의 지지를 얻어 29.9%에 그친 민주당 후보 김영춘 전 의원을 크게 앞섰다. 해당 조사가 문 대통령의 가덕도 방문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가덕도 특별법 통과가 민주당 기대와 달리 지지율 상승을 이끌지 못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기 전 울산을 방문해 “울산의 의료시설 부족 문제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며 “울산 공공의료원이 예타 면제로 최단 시일 내 유치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역시 4월 치러지는 울산 남구청장 재선거 지원을 위한 승부수란 해석이 나왔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