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70~80포인트는 출렁대니 대응하기 정말 어렵네요."
2일 장 초반만해도 3% 가까이 급등하며 3,100선 탈환을 노리던 코스피가 오후 들어 3,020선까지 내리자 여의도 증권가에선 이런 탄식이 흘러나왔다.
최근 코스피가 2~3%씩 오르거나 떨어지는 '널뛰기 장세'가 계속된 탓에, 시장을 믿고 안정적으로 투자를 하기 힘들어 '단타(단기매매)'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도 많아졌다.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을 둘러싸고 투자심리가 극도로 민감해진 상황에서 투자자들 사이 극심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92포인트(1.03%) 오른 3,043.8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장 초반 전장 대비 2.77% 급등(3,096.50)하며 한때 3,100선을 넘봤다. 전날 미 국채금리 안정세에 힘입어 뉴욕 3대증시가 일제히 1~3%씩 상승 마감하며 투자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후 들어 장중 3,020.74(+0.26%)까지 밀리며 상승폭을 줄였다. 중국 금융당국이 중국 내 부동산 가격 급등과 해외 자산시장 버블에 대한 우려를 밝히면서 중국 증시가 하락 반전해,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실제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 및 홍콩 항셍, 일본 닛케이225 지수 모두 일제히 1% 안팎 하락 마감했다.
개인이 6,300억 원어치를 내다팔며 차익실현에 나섰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00억, 4,400억 원씩을 순매수했다. 다만 연기금은 이날도 1,000억 원 이상을 던져 43거래일 연속 순매도란 최장기 기록을 새로 썼다.
최근 들어 코스피는 하루 중 100포인트 안팎의 변동성을 보이며 '현기증'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4일 하루에만 2.45% 급락한 코스피는 이튿날 3.5% 반등하는 등 이날까지 나흘 연속 급등락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총 18거래일)만 봐도 코스피가 장중 50포인트 이상 출렁댄 날이 60%(11거래일)에 달한다. 미 국채금리 상승 이슈가 본격적으로 증시에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달 19일 이후부터는 7거래일간 하루 평균 약 80포인트에 달하는 변동폭을 나타내기도 했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투자 전략을 단타로 바꿔야겠다"는 말들도 오간다. 지수가 워낙 급변하는 탓에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일단 매도해 시장에 대응하는 게 그나마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한 개인 투자자는 "장 초반 지수가 높아도 금세 반전하는 장세가 계속돼 일단 정리하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동성에 힘입어 연초 이후 주가가 급등해온 만큼 작은 소음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변동성은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미 국채 금리 상승 이슈에 더해 고평가 부담이 연일 증시 상승 압력을 짓누르고 있어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반등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예상이다.
KB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오는 2분기(4~6월)까지 상대적으로 경기회복이 빠른 미국의 금리상승과 달러강세가 예상된다"며 "원자재와 서비스 등의 공급차질 위험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2분기 중반 고점 대비 약 15% 내외의 주가조정 위험이 일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코스피가 안정을 찾고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벗어나려면 과열 부담을 덜어내던지, 자생적인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되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