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효능 논란에 직면한 아스트라제네카(AZ)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접종 대상 연령대를 65세 이상~74세 이하로 확대하기로 했다. 유럽 내 만연한 백신 기피 현상을 상쇄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1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올리비에 베랑 프랑스 보건부 장관은 이날 “합병증이 있는 50세 이상, 또는 그 이상인 시민 누구나 AZ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65~74세 시민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 병원, 종합 병원, 약국 등에서 AZ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75세 이상 고령층은 화이자ㆍ모더나 백신만 접종하도록 권고했다.
앞서 프랑스는 고령층에 대한 임상시험 자료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AZ 백신 접종 대상을 65세 미만으로 제한했다. 게다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까지 직접 AZ 백신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자 기피 현상은 한층 심화했다. 그러나 스코틀랜드를 비롯해 AZ 백신이 광범위하게 투여된 지역에서 중증 예방효과가 속속 입증되면서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ㆍ모더나 백신의 공급 부족도 AZ 백신에 눈돌리게 된 이유로 거론된다. 프랑스에 앞서 독일 정부 역시 65세 이상 접종 확대를 검토 중이다.
또 다른 희소식도 전해졌다. 잉글랜드 공중보건국(PHE)은 이날 80세 이상 연령대에서 AZ 백신과 화이자 백신을 한 번만 맞아도 입원 건수가 80% 이상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또 1회만 접종한 70세 이상 고령자에서 AZ 백신은 60~73%, 화이자 백신은 57~61%가량 예방효과를 보였다. 잉글랜드 최고 의료 부책임자인 조너선 반 탐 교수는 “PHE의 연구 결과는 AZ 백신을 65세 이상에 접종하기로 한 영국의 접근 방식을 명확히 입증했다”며 “이 백신이 노인에게 효과가 없다는 것은 면역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Z 백신을 향한 모든 나라의 의심이 사라진 건 아니다. 캐나다 국립면역자문위원회는 이날 백신의 효능 관련 자료가 너무 제한적이라면서 65세 이상은 AZ 백신을 맞지 말아야 한다고 권했다. 로이터통신은 “위원회 권고는 강제력이 없으나 향후 보건당국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