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태규 "국민의힘과 합당? 전혀 검토하지 않아"

입력
2021.03.02 11:00
국민의힘·국민의당 후보 단일화 신경전 본격화
여론조사 문항 '적합도' vs '경쟁력' 의견 갈려
후보 이름 앞에 당명 넣을지 말지도 논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최종 야권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제3지대 야권 경선에서 이기자, 국민의힘은 합당을 해야 한다며 압박하는 분위기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의힘으로 입당이나 합당은)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의원은 "후보가 선출이 됐는데 그 후보 보고 이래라저래라 하는 부분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소속 정당과 상관없이 어떤 후보가 결정이 되면 그 후보로 해서 최대한 힘을 모아주는 것, 이것이 단일화의 정신과 취지에 맞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이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합당 여지는 없느냐'는 질문에도 "지금 합당이나 양당 간에 합당이 문제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범야권 단일화가 이뤄져서 이번 보궐선거를 야권이 이기게 된다면, 이것이 기폭제가 돼서 내년에 대통령 선거도 있는데 이를 준비하기 위한 야권의 전체 개편 흐름, 이런 부분은 불가피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야권 개편은 있겠지만 지금 당장 합당은 아니라는 선 긋기로 읽힌다.


안 대표는 전날 제3지대 야권 단일 후보로 확정되면서 국민의힘을 의식한 발언을 했다.

그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일화 과정에서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뜨거운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그 어떤 행동도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기호 4번(국민의당 번호)으로 나가면 단일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합당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안 대표의 발언은) 후보들도 조심해야 되겠지만 후보가 아닌 분들이 자기당, 자기당 후보를 두둔하고 옹호하다 보면 지나치게 편협하거나 일방적일 수 있다"면서 "그것이 결국 국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게 되는데 이런 점을 조심해야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종인 위원장의 그런 말씀은 국민의힘 소속으로 후보를 내서 이기고 싶은 그런 마음을 표현하신 거라고 본다"면서도 "지금 시민들은 인물을 요구하는데 정당 대결을 고집하면 야권은 100전 100패라고 생각이 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이어 "정권 교체나 여권 심판 등의 생각을 가진 유권자를 모아야 하는데 2번을 고집하게 되면 확장성이 줄어드는 것이라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장 되겠다는 후보 이름 앞에 수식어 왜 필요하나"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최종 단일 후보를 결정하는 여론조사를 두고도 날선 신경전이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언론에서는 여론조사 설문 문항에 국민의당은 '경쟁력'을, 국민의힘은 '적합도'를 넣자고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적합도라고 하는 것은 이미 정권 교체와 야권 단일화에 합의해서 모든 분들이 들어왔기 때문에, 야권후보로 기본적 적합도는 다 갖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적합도 문항에 난색을 표했다.

이어 "그런데 적합도가 제일 높은 후보는 경쟁력에서 여권 후보를 도저히 이길 수 없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며 "그럼 제가 볼 때 그 조사 방법이나 결정 방법은 잘못된 거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한 후보 이름 앞에 소속 당명의 유무에 대해서도 "그것(당명이) 판단이 안 되는 후보라면 저는 기본적으로 후보의 자격이 없다"면서 당명이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이 의원은 "지금 서울시장 후보가 되겠다고 하는 후보들이라면 앞에 수식어가 필요가 없고, 이름 석 자를 가지고 적어도 시민들이 판단할 정도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