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 물결' 시작점에서…文 "선도국가 대한민국호, 출항" 선포

입력
2021.03.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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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 탑골공원서 3·1절 기념식
류현진,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독


1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102주년 3ㆍ1절 기념식은 거센 빗속에서 팔각정을 무대로 열렸다. 팔각정은 1919년 3월 1일 오후 2시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3ㆍ1독립운동의 시작점. 탑골공원에서 3ㆍ1절 기념식이 열린 건 처음이다.

팔각정 한가운데 오른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3ㆍ1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독립선언서) 낭독이 끝나자 만세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다. 세계 최대의 비폭력운동, 3ㆍ1운동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탑골공원에서 시작된 자유와 독립의 외침은 평범한 백성들을 민주공화국의 국민으로 태어나게 했고, 정의와 평화, 인도주의를 향한 외침은 식민지 백성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함성이 되었다."



102년 전 만세 물결이 시작된 곳에서 문 대통령은 감회 어린 표정으로 '선도국가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100년의 긴 세월이 흘렀지만, 국난에 함께 맞서는 우리 국민의 헌신과 저력은 한결같다"면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 한 명 한 명의 마음에 살아 있는 3ㆍ1운동 정신을 선도국가 도약으로 이어가자는 당부였다.

문 대통령은 한국이 식민 국가에서 올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국가로 거듭난 사실을 확인하면서 "'선도국가 대한민국호'가 출발하는 확실한 이정표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또 "우리는 국제사회와의 협력 속에서 성장해왔고, 앞으로도 세계와 함께 회복하고 도약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독립유공자 예우 강화도 약속했다. "독립유공자들은 온몸으로 민족의 운명을 끌어안아 오신 분들이며, 독립유공자들께 명예롭고 편안한 삶을 드리는 것은 국가의 무한한 책임"이라며 "사료 수집을 강화하고 공적 심사 기준을 더욱 개선해 포상 대상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새로 공적이 발굴된 홍범도 장군 아내 고(故) 단양 이씨와 아들 양순씨 등 독립유공자 7명에 대한 포상도 이날 기념식에서 진행됐다.

기념식에선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활약하는 류현진 선수가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낭독했다. 올해 7월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스포츠 선수 170여명이 애국가 제창을 하는 영상도 상영됐다.

신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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