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영광 재현... '미나리'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품었다

입력
2021.03.01 11:52
한국어 영화 2연패 진기록


재미동포 2세 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지난해 ‘기생충’에 이어 미국 골든글로브상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8일 오후(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미나리’가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호명되면서 한국어 영화가 2년 연속 트로피를 가져가는 영예를 누렸다. 지난해에는 ‘기생충’이 한국 영화로는 외국어영화상을 최초로 수상했다.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최하는 골든글로브상은 영화와 TV부문에 걸쳐 시상하며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전초전으로 여겨진다.

재미동포 배우 스티븐 연과 한국 배우 윤여정 한예리 등이 출연한 ‘미나리’는 미국 아칸소주에 착근하려는 한 한국인 가정의 분투를 그렸다. 첫 선을 보인 지난해 제36회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영화 부문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며 주목 받았다. 미국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지난해 10대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등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이민자 가족이 겪는 보편적 현실을 섬세하게 그려내 공감을 불렀다. 딸 가족을 돕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노인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은 북미에서만 벌써 연기상 26개를 받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나리’는 할리우드 스타 브래드 피트가 설립한 영화사 플랜B가 제작한 미국 영화지만 외국어가 50% 이상이면 외국어영화로 분류한다는 골든글로브상 규정에 따라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랐다. 미국 영화임에도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되면서 작품상 후보에는 오르지 못해 시상식 이전부터 미국 내에서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다.

‘미나리’는 4월 25일 열릴 아카데미상 시상식 주요 부문 후보로 거론되고 있기도 하다. 4월 4일 열리는 미국배우조합(SAG)상 시상식에는 최고상인 캐스트(앙상블)상,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조연상(윤여정) 후보에 올라있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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