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의사 "국민건강 협상 재료 삼는 최대집의 뜻...일부만 동의"

입력
2021.02.26 16:59
"코로나19 백신 접종 참여 거부, 전체 의사 뜻 아니다"
 "백신과 의사면허법 별개 사안" 비판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의료법 개정안에 반발해 백신 접종 거부까지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내부에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성형외과 전문의 이주혁씨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장문의 글을 올리고 "의사들이 실추된 명예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국민 건강을 협상 재료로 삼는, (최대집 의협) 회장의 이런 주장이 전체 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씨는 글에서 최 회장에 대해 날선 비판을 이어나갔다. 그는 "12만 의사 면허자 중 6,400표를 얻고 당선되었을 뿐"이라며 "유효 투표수가 1만5,000표에 불과하고 전체 득표율 해봐야 5.3%에 불과하였던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취임 전부터도 극우 정치적 성향을 확연히 드러냈던 최 회장은 임기 내내 마치 반정부 정치투쟁을 하는 듯한 모습을 초지일관 유지했다"고 했다.

그는 '이 정부에는 비선 의사들이 자문을 한다'는 최 회장의 발언에 대해서는 "허황된 말을 늘어 놓는다" "늘상 황당무계함 그 자체"라고 평가했다.

이씨는 의협의 계파 존재를 언급하며 "12만 의사들의 대표인 의사협회는 대체 무엇을 하기 위해 존재하는 조직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계파를 만들고 정치적으로 극단적 편향을 광고하고, 그들의 정치적 커리어를 쌓아 주기 위해 의사협회가 이용당하고 있다면 그것을 용납할 수는 없지 않은가"라고 한탄했다.

이씨는 글의 말미에 "내가 아는 많은 의사들은 시사와 사회적 현안에 좀 무관심할 뿐, 대다수가 선량하고 성실한 사람들"이라며 "앞으로의 의협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길 바란다. 그리고 제도상, 구조상으로 수많은 의료 관련 개혁들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의료법 개정안은 중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 형을 선고받은 의사의 면허를 일정 기간 취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실형을 선고받으면 출소 뒤 5년간, 집행유예인 경우에는 유예기간 종료 뒤 2년 동안 의사면허를 취소된다.

이에 의협은 20일 전국시도의사회장 성명서를 통해 "법안이 법사위에서 의결된다면 전국 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코로나19 대응에 큰 장애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손효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