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일제강점기 3·1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 임시특파원 앨버트 테일러(1875∼1948)가 종로구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Dilkusha)’를 복원해 3·1절에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테일러는 1896년 조선에 들어온 광산 사업가였다. AP통신 특파원으로도 활동하면서 3·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해외에 보도했다. 특히 1919년 아내가 아들을 출산할 당시 세브란스 병원 침상에 숨겨져 있던 3·1운동 독립선언서 사본을 발견, 갓 태어난 아들의 침대 밑에 감췄다가 감시망을 따돌리고 타전했다.
테일러가 1923년 지하 1층~지상 2층의 서양식 붉은 벽돌집으로 지은 딜쿠샤는 현재 사직터널 근처에 있다. 딜쿠샤는 산스크리트어로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으로, 테일러의 아내가 인도의 딜쿠샤 궁전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한다.
딜쿠샤는 1942년 조선총독부에 의해 테일러 부부가 강제 추방된 뒤 제대로 관리되지 않다가 201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됐다. 서울시는 고증 연구를 거쳐 2018년 복원 공사에 착수, 지난해 12월 완공했다.
딜쿠샤 전시관 내부 1·2층 거실은 테일러 부부가 거주할 당시의 모습을 재현했다. 나머지 공간은 테일러 가족이 한국에서 살았던 모습과 테일러의 언론 활동 등을 조명하는 6개 전시실로 구성했다.
관람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yeyak.seoul.go.kr)’을 통한 사전 예약을 통해 1일부터 가능하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하루 4회씩, 1회당 20명이 관람할 수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