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V 언플러그드서 '픽스 유' 부른 BTS... 코로나 상처 보듬어

입력
2021.02.24 16:09
한국·미국·영국·브라질 등서 동시 방송
한국 가수 최초 출연
콜드플레이, 한글로 '아름다운' 답해
"집에서 공연 보고 위로 받았으면"


"아이 윌 트라이 투 픽스 유(I will try to fix you·내가 널 낫게 해줄게)."

그룹 방탄소년단은 23일 오후 9시(현지시간) 방송된 미국 유명 콘서트 프로그램 'MTV 언플러그드'에서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히트곡 '픽스 유'를 불렀다. 깊이를 알 수 없는 큰 슬픔에 빠진 이를 위로하는 내용의 노래로, 코로나19로 일상이 뿌리째 흔들린 전 세계 음악 팬들을 어루만진 것이다.

일곱 청년이 희망의 노래를 부르자, 흰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며 온통 어두웠던 무대를 밝혔다. '빛이 널 집으로 인도하고 따스하게 감싸줄거야'란 노랫말에 맞춘, 치유의 무대였다. 방탄소년단 멤버인 지민은 "작년 한 해 (코로나19로) 모두 힘들었을 텐데 이 곡을 듣고 우리도 위로를 받았다"며 "여러분도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곡을 커버(따라 부르기)했다"고 말했다. 원곡자인 콜드플레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글로 '아름다운'이라 적은 뒤 방탄소년단이 '픽스 유'를 부른 영상 계정을 공유했다.

이 공연은 서울에서 촬영됐고, 미국 MTV본사가 한국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일본, 브라질 등 여러 나라에 동시에 송출했다. 에릭 클랩턴과 밥 딜런을 비롯해 록그룹 너바나와 오아시스 등 시대를 풍미한 유명 음악인들이 거쳐 간 'MTV 언플러그드'에 한국 가수가 출연하기는 처음이다. 이 프로그램에서 방탄소년단은 히트곡 '다이너마이트' 등 5곡을 30여 분 동안 선보였다.



방탄소년단의 'MTV언플러그드'는 코로나19로 변한 삶을 주제로 꾸려졌다.

방탄소년단은 코로나19로 만나지 못한 팬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노래('잠시'·'블루 앤 그레이')들을 선곡했고, 무대를 거실이나 회색 건물에 작게 난 들길처럼 만들어 안락함을 줬다.

공연엔 생동감이 넘쳤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낸 앨범 '비' 타이틀곡인 '라이프 고스 온'을 통기타 라이브 연주에 맞춰 노래했다. 전기 코드를 되도록 꽂지 않고 진행하는 공연 콘셉트를 고려한 무대였다.

방탄소년단 리더인 RM은 "지금의 (코로나19) 상황으로 공연에서 무대를 보여드리지 못하지만, 집에서라도 이 공연을 보고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또 다른 멤버인 제이홉은 "우리 목소리를 직접 들려드릴 날을 기다리면서 지치지 않고 열심히 달리겠다"고 말했다. 방탄소년단은 새 앨범을 준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MTV 언플러그드' 첫 공연에 외신도 관심을 보였다. 미국 연예지 버라이어티는 "팬데믹으로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관객들에 들려주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찾고, 'MTV 언플러그드' 시리즈에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경기장을 가득 채운 쇼맨십을 좀 더 친밀한 것으로 변화시켰다"고 의미를 뒀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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