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퀴어축제' 논란 가세 "시장이 결정할 문제 아냐"

입력
2021.02.22 10:50
"차별 금지에 동의...서울광장 사용은 위원회가 결정"
'133층 상암DMC' 한발 물러서 "50층 이상이면 돼"

'안철수·금태섭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토론' 이후 성소수자 문제가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주요 쟁점의 하나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예비후보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별은 없어야 한다"며 논쟁에 가세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도심 밖에서 해야 한다"고 주장한 퀴어축제 개최 장소와 관련해서는 "시장 개인이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오 전 시장은 22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큰 틀에서의 원칙은 성소수자를 포함해 소수자 인권도 보호해야 하고 차별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차별을 금지해야 한다는 큰 원칙에 당연히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만 퀴어축제가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 인근 도심에서 열려 논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서울시에는 서울시광장사용심의위원회라는 결정 기구도 있고 규정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기구에서 심의 사용 규칙을 기준으로 결정할 문제로, 시장 개인이 해도 된다, 하면 안 된다를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 랜드마크 조성 공약과 관련해 "기왕이면 초고층을 기획했지만 사실 초고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50층 이상의 지역을 대표하는 건물이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발표한 133층 서울 DMC 랜드마크 조성 사업 추진 공약에서 '50층 이상'으로 한발 물러선 셈이다. 그는 15일 자신이 서울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2009년 추진했다가 무상급식 이슈 등으로 시장직에서 중도 사퇴해 무산된 상암DMC 랜드마크 조성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미디어 첨단 산업 유치를 위한 것"이라며 "사업성을 보장하기 위해 주거 비율을 높이고 임대아파트 비율도 조정해서 (정부 대책과) 타협점을 찾아 건설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안철수·금태섭 토론 맥 빠진 '약속 대련' 같아"

오 전 시장은 23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2강'으로 꼽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과 3차 토론회를 통해 첫 1대1 토론을 벌인다. 이와 관련해 "일반시민 여론조사에서는 내가 1위였기 때문에 더 낮은 자세로 성실히 임하겠다는 마음으로 묵묵히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범야권 제3지대 단일화 경선'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토론에 대해서는 "자유로운 토론 느낌이 아니어서 맥이 빠진 것 같았다"며 "미리 주제를 정한 것 같아 격론이 오가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게임으로 치면 약속 대련의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

선거 전망에 대해서는 "야권 단일화 후 선거 판세가 바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은 후보가 2명으로 격차가 많이 나는데, 야권은 우리 당 4명, 중간지대 2명으로 후보가 6명이어서 지지율이 분산될 수밖에 없다"며 "당 후보와 제3지대 후보가 정해지고 단일화가 되면 결집할 것이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와 지지율이 비슷하거나 유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