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도 닭도 줄줄이 올랐다'...생산자물가 3개월째 상승

입력
2021.02.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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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29%·파 53%·닭 42% 가격 급등
한은 "2월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 가격을 나타내는 생산자물가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했다. 겨울 한파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로 농축산물 출하량이 줄어든 데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공산품 가격도 함께 오른 영향이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12월(103.90)보다 0.9% 높은 104.88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 연속 오른 것으로 상승 폭은 지난 2017년 1월(1.5%) 이후 4년 만에 가장 컸다.


생산자물가지수는 2015년 물가 수준을 100으로 상정했을 때 가중치를 고려한 892개 품목(상품 788개, 서비스 104개)의 물가 수준을 평가한 수치다. 통상 생산자물가의 변동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생산자 물가 상승을 견인한 건 농축산물이었다. 겨울 한파로 작황이 부진한 가운데 AI까지 덮쳐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함께 올랐다.

구체적으로 양파(29.5%), 파(53%), 호박(63.7%) 등이 줄줄이 가격 급등세를 보이면서 농산물 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7.9% 상승했다. 이는 2018년 8월(8.0%)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축산물 물가지수 또한 11.8% 상승했다. 닭고기(42.8%), 달걀(34.0%) 등이 오른 탓이다. 수산물 물가지수도 1.2% 소폭 상승했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공산품 물가도 전월 대비 1.0% 올랐다. 경유(9.7%)·나프타(14%)·휘발유(7.5%) 등 석탄·석유 제품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증시 호황 등의 영향으로 위탁매매수수료(9.6%) 등이 올라 서비스 물가지수는 0.5% 상승했다.

김영환 한국은행 물가통계팀장은 "유가, 농식품, 원자재 등의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2월에도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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