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사퇴해야 법원이 산다" 김명수 "안 한다"

입력
2021.02.17 22:00
국민의힘, 김명수 국회 출석 무산되자 면담
'코드 인사'  논란에도 "여러 요소 고려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이 야당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재차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 6명과 면담을 가졌다. 김도읍 의원은 이 자리에서 "사퇴해야 법원이 산다. 사법부가 살 길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자, 김 대법원장은 "더 이상 말씀드릴 수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재차 “사퇴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김 대법원장은 "그렇다"고 선을 그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 5일에도 대법원을 항의 방문한 국민의힘 의원들과 면담을 가졌으나, 사퇴 요구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앞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법원 업무보고에 김 대법원장이 출석하지 않자, 직접 대법원을 방문했다. 김 대법원장은 지난해 5월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가 사의를 표명하자, 여당이 법관 탄핵을 추진한다는 명분으로 사표를 반려해 '정치권 눈치보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임 부장판사에게 탄핵을 언급한 적이 없다고 거짓해명한 사실이 녹취파일을 통해 드러나 논란을 키웠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제기한 여러 의혹에 대해 명쾌한 해명을 하진 않았다. 서울중앙지법에 특정 재판부 판사들만 근무연한(3년)을 넘기고 유임된 것에 대해선 "여러 요소를 감안해서 한 인사"라면서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법원장 승진 1순위로 꼽히던 고법 부장판사의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언론에 보도됐지만 잘못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7년 국회 인사청문회를 끝낸 뒤 청문회 자료를 '디가우징'(자기장을 이용해 하드디스크 복구가 불가능하도록 자료를 삭제하는 기술)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그 과정을 모른다. 청문회만 했다"고 말했다.

이날 김 대법원장을 대신해 대법원 업무보고에 참석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임 부장판사 사표 반려가 적절했는지에 대해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조 처장은 "사표 수리가 제한되는지에 대해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게 내부 검토 결과였다"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김 대법원장이 임 부장판사 사표를 수리하지 않은 점이 논란이 되자, '법관 의원면직 제한에 관한 예규'를 검토했다. 예규에는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수사 중임을 통보 받은 때'는 법관이 사임을 원해도 면직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 있지만, 기소 이후 의원면직이 가능한지에 대해선 명확한 규정이 없다. 임 부장판사는 '사법농단' 사건으로 기소돼 지난해 2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사의를 표명했다.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