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이 소비 키워드로… 매트·귀마개 이유 있는 흥행

입력
2021.02.16 11:11
집콕 길어지자 소음 방지 상품 판매 급증
설에도 '집에서의 휴식·여유'에 지갑 열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상이 된 '집콕'이 소비 패턴에도 반영되고 있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사람들은 층간소음에 예민해졌고 방음과 관련된 상품 매출이 급증세다. 최근 설 연휴에도 소비자들은 실내에서의 취미와 휴식으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제품에 지갑을 연 것으로 나타났다.

층간소음 상담 건수와 같이 뛰는 매트·귀마개 매출

16일 위메프가 지난해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바닥 매트와 방음재 등 소음 방지를 위한 상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은 바닥에 설치하는 매트류였다. 평소엔 말아뒀다가 필요할 때 펼쳐서 까는 '롤 매트' 매출 신장률이 95%로 집계됐다. 아령 등 무거운 물건을 떨어뜨려도 큰 소음이 나지 않도록 해 원래는 헬스장에서 주로 쓰는 '충격 흡수 매트'도 80% 증가했다.

이 외에 소파나 의자, 책상 다릿발에 붙여 소음을 줄이는 '소음 방지 패드' 매출이 37% 늘었고, 실내 슬리퍼와 러그는 각각 86%, 15%씩 증가했다. 벽간 소음을 줄일 때 사용하는 벽 부착용 '방음재' 매출 역시 12% 상승했다. 귀에 꽂는 '소음 방지 귀마개'는 무려 122% 폭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1년 가까이 집콕 생활이 이어지자 층간소음을 줄여 이웃을 배려하는 구매 패턴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한국환경공단 이웃사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층간소음 전화 상담 건수는 4만2,250건이다. 전년보다 약 60% 늘었다.


설 연휴에 뭐 사셨나요? 취미·휴식 용품이 대세

집콕 소비 키워드는 설 연휴 기간에도 두드러졌다. 혼자 조용히 설을 보내는 혼설족, 귀성을 포기한 귀포족이 많아져 연휴 동안 스포츠와 취미 카테고리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실제 티몬에서 관련 매출이 2배 이상 늘었다.

연휴 기간 티몬에서 스포츠 및 취미 상품 매출 신장률은 117%로 조사됐다.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골프(536% 증가)와 원예·가드닝(371%), 악기(72%), 자동차 세차 및 관리용품(57%) 등이었다. 코로나19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취미생활을 중심으로 소비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설에 앞서 티몬이 진행한 고객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1,043명 중 85% 이상이 연휴에 가족과 휴식을 취하거나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는 등 집콕 명절을 보낼 계획이라고 답했다. 티몬 측은 "여행도 자제하는 분위기라 고객 대부분이 집에 머무르며 취미생활에 투자한 것"이라고 밝혔다.

연휴 기간 CJ오쇼핑에선 호캉스, 홈 마사지, 홈 시어터 등 실내 휴식 관련 판매 방송이 호응을 얻었다. 특히 근육통 완화 효과가 있는 침대형 의료기기는 방송 1시간 동안 매출 17억원을 달성했고, 11억원어치가 팔린 삼성 QLED TV는 75인치 이상 대형 모델 판매량이 나머지 모델보다 2배 높았다.

회사 관계자는 "1인 가구에 적합한 이동식 욕조 방송에도 평소보다 훨씬 많은 주문이 몰렸다"며 "코로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보상 쇼핑 수요는 명절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패션과 미용, 호텔 숙박권, 인기 화장품, 다이어트 상품 등을 주로 편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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