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배구 선수 이재영·다영(이상 25 흥국생명) 쌍둥이 자매의 학교폭력(학폭) 논란과 관련해 진상을 규명하고 엄정 대응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 인원이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번 학폭 논란으로 인해 배구계는 두 선수에게 무기한 출전 정지 및 국가대표 선발에서 제외하는 등 중징계를 내렸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올라온 '여자배구 선수 학교폭력 사태 진상규명 및 엄정대응 촉구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은 오후 7시 10분 기준 10만4,000여명이 동의했다.
청원인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의 국민으로써 더 이상 체육계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범죄에 대해 지켜보고 있을 수 없어서 이렇게 청원한다"며 "단순히 개인들의 문제가 아닌 우리 나라의 체육계의 신뢰와 도덕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청원인은 이어 "야구구단 및 협회들도 최근에 학교 폭력 사실이 드러난 선수들에 대한 제명 및 지명철회 등 강력하고 당연한 조치를 행했던 것처럼, 만약 여자배구 선수들의 학교 폭력이 사실이면 배구연맹은 해당 선수들에 대한 영구제명을 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체부를 통한 국가 차원에서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사료된다"며 "우리는 한 사람의 국민으로써 이러한 문제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실질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사과를 한다고 해도 우리나라 체육계의 국격이 손상된 것은 물론 배구연맹과 배구선수들 전체에 대한 이미지에 손실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단순한 개인적인 해결이 아닌 제대로 된 조사와 엄정한 처벌만이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직 배구선수 학폭 피해자들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파장이 일었다. 글쓴이는 학폭 가해자의 이름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학창시절 배구부 단체사진 등을 공개하며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임을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글쓴이는 이들 자매가 행한 것으로 보이는 학폭 사례를 총 21가지로 정리해 충격을 안겨줬다. 이후 이들 자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리는 등 사과했지만 여론의 질타는 가시지 않았다.
다만 두 선수의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이날 해당 사태를 사과하며 "이재영·다영 선수의 출전은 무기한 정지됐다"고 밝혔다. 대한배구협회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학교폭력 가해자는 무기한 국가대표 선수 선발에서 제외하겠다"며 "현재 제기되고 있는 학교폭력 사건들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유사한 사건의 재발 방지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또한 협회는 지난해 이들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이자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 선수였던 김경희(55)씨에게 수여한 '장한 어버이상'을 취소하기로 했다. 협회는 대한배구연맹(KOVO)과 함께 학교폭력 재발방지 및 근절을 위한 대책회의를 열어 공동대응 할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청와대에서 황희 문체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체육 분야는 그동안 국민에게 많은 자긍심을 심어줬다"면서 "하지만 그늘 속에선 폭력이나 체벌, 성추행 문제 등 스포츠 인권 문제가 제기돼 왔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런 문제가 근절될 수 있도록 특단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