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이재영·다영(25) 선수에 대한 학교폭력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여자배구 국가대표 출신인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김경희씨까지 언급되는가 하면 여자 배구계의 또다른 피해를 암시하는 글도 등장해 파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중학교 시절 쌍둥이 자매와 같이 운동한 자녀를 둔 부모의 폭로글이 올라왔다.
앞서 이재영‧다영 자매는 학교폭력 논란이 불거지자 10일 이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소속팀 흥국생명도 구단 차원에서 사과문을 냈고 이후 구단의 소극적 대응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15일 두 선수에 대해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최초 폭로 이후 다른 피해자의 추가 폭로가 잇따르다 급기야 쌍둥이 자매의 어머니 김경희씨 이름까지 나왔다. 김씨는 1988년 서울올림픽 여자배구 대표팀에서 세터로 뛴 국가대표 선수 출신으로, 지난해 배구협회가 주관한 '장한 어버이상'을 받았다.
자신을 배구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부모라고 주장한 A씨는 14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재영·다영 학교폭력 의혹) 뉴스를 접하고 아이들이 올린 글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 었다"며 "10년 된 일을 아이들이 마음속에 기억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부모로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될 것 같아 글을 올린다"고 장문의 글을 올렸다.
그는 "시합장에 다녀보면 쌍둥이만 하는 배구였고 나머지는 자리만 지켰다"면서 "모친인 김경희씨가 딸에게 '언니한테 공 올려라'라고 직접 코치하는 소리를 들었다"며 김씨를 직접 언급했다.
이어 "칼로 인한 큰일이 벌어졌는데 그 당시에는 학부모들이 전혀 알지 못하고 그 후에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쌍둥이 자매의 학폭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피해자가 "이재영·다영 자매가 칼을 들고 동료 선수들을 위협했다"고 폭로한 사실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A씨는 그러면서 "피해를 받은 아이들이 있고 한두명이 아닌 상황인데 서로 눈치 보기만 하고 있다. 흥국생명, 대한배구협회, 대한체육회 지금 방관자 아닙니까?"라고 엄벌을 촉구했다.
그런가하면 14일 온라인에는 여자 프로배구선수에게 학교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다른 폭로글이 등장했다.
글쓴이 B씨는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프로 여자 배구 학폭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학교 폭력 때문에 말이 정말 많은데 10년 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라며 "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는데 중학교에 들어간 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중학교 1학년 때 내가 발음이 안된다고 동기 선배들 '머리박기'를 시키고 나에게 가나다라를 외우게 했다"면서 "울면 바가지를 가져와 '바가지를 눈물로 채울 때까지 머리 박기를 시키겠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 선배들은 눈물, 콧물, 침 그리고 오줌을 싸서라도 바가지를 채우라고 했다"며 "시간이 지날수록 학교 폭력의 수위가 더 심해졌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이력이 담긴 대한체육회 스포츠지원포털 캡처 사진을 첨부했다.
다만 B씨는 가해 선수가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해당 글에 누리꾼들은 "가해자에게 꼭 사과받으시고 앞으로 나아가시길 바란다"는 응원글을 보내는가 하면 "가해자의 실명을 밝히지 않으면 선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