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을 강타한 코로나 3차 대유행으로 지난해 말 정부가 발령했던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가 한시적으로 완화됐다. 확산세가 확실히 꺾였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생존 위기에 놓인 소상공인ㆍ자영업자들의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부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정 계획에 따라 15일부터 2주간 수도권의 거리 두기 2.5단계는 2단계로, 2단계였던 비수도권은 1.5단계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수도권 내 학원, 독서실 등 48만곳과 비수도권의 카페, 실내 체육 시설 52만곳의 운영시간 제한이 풀린다. 영업 제한으로 막막했던 자영업자들의 생계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자영업자들이 점등시위까지 벌일 정도로 극한 처지에 놓였고, 주간 평균 확진자도 거리 두기 하향 조치의 범위 내로 들어와 취해진 거리 두기 하향 조치이지만 우려는 여전하다. 감염력이 높은 영국, 남아공,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는 첫 발견 10여일 만에 90명을 넘어서는 등 조짐이 심상치 않다. 예년에 비해 이동량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설 연휴 기간 인구 이동에 따른 감염 확산의 불씨도 살아 있다. 3월과 4월 중 ‘4차 대유행’이 분명히 찾아올 것이라는 예상도 여전하다.
정부가 방역의 대원칙인 선제적 조치, 보수적 완화의 기조를 거스르면서까지 거리 두기의 단계를 내린 만큼 시민들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자영업자들은 영업에 앞서 손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등 철저한 방역 조치를 우선해야함은 기본이다. 집단감염 촉발 요인 중 하나인 가족ㆍ지인 간 전파를 막기 위한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는 유지되는 만큼 시민들의 철저한 방역지침 준수도 필수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번 조정 방안에 대해 “영업장의 문을 닫게 하는 방역에서 국민들이 스스로 실천하고 참여하는 방역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상생활을 서서히 회복하면서 확산을 통제할 수 있는 시민들의 자율적 방역 실천이 또다시 시험대에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