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 생활 5년차에 접어든 '퍼스트독(First Dog)' '퍼스트캣(First Cat)' 근황이 12일 공개됐다. 이들은 취임 초기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관저를 뛰어놀며 문 대통령 곁을 지키고 있지만, 최근 노쇠화로 인해 활동력이 떨어져 걱정을 사고 있다고 한다.
청와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문 대통령은 이번 설 연휴동안 가족모임을 하지 않고 관저에서 찡찡이, 마루, 토리, 곰이 등 반려묘, 반려견과 지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5월 취임하면서 경남 양산 사저에서 키우던 풍산개 '마루'와 유기묘 출신 '찡찡이'를 함께 청와대에 데리고 들어갔다. 같은 해 7월 '편견과 차별에서 자유로울 권리는 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있다'는 의미에서 유기견 '토리'를 입양해 식구로 맞이했고 2018년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풍산개 암수 한 쌍인 '송강'과 '곰이'를 선물하면서 청와대에 거주하는 반려동물 숫자는 늘어났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1일 관저에서 진행된 국민과의 영상통화를 마친 뒤 참모들에게 청와대 식구들의 소식을 전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다들 나이들이 많다"며 "찡찡이가 설 지나면 17살 되는데, 사람으로 치면 나보다 나이가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루가 15살,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구조된 토리도 꽤 됐다"고 소개했다. 토리는 입양 당시 4살로, 현재 8살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문 대통령이 관저 앞에서 마루를 어루만지고 있고, 곰이도 쓰다듬고 있다. 곰이는 거의 일어서듯 펄쩍 펄쩍 뛰면서 꼬리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점점 활동이 줄어들고 있어서 안쓰럽다"며 "시간이 나는대로 산행도 시켜주고 있다"고 했다.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토리와 찡찡이에 대해서 문 대통령은 "찡찡이가 예전에는 창틀까지 단숨에 뛰어 올랐는데, 나이가 들어서 지금은 안 된다"며 "의자를 딛고 올라서야 하기에 아예 의자를 놓아 주었다"고 전했다. 김정숙 여사도 "토리가 처음 왔을 때 관절이 안좋았는데, 산책을 많이 시켜줬더니 활발해졌다"고 했다.
청와대는 찡찡이가 나이가 들수록 더 문 대통령에게 기대는 바람에 관저에서 뉴스를 함께 본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관저 내 책상에서 일을 할 때는 책상 위에 올라와서 방해도 한다"며 "나이가 들다보니 책이나 서류가 책상 바깥으로 삐져나간 게 있을 때 그걸 딛었다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청와대가 공개한 문 대통령 설 인사 영상에는 마루의 모습이 깜짝 등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부부가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청와대 녹지원을 지나 상춘재로 이동할 때 마루도 동행했다. 마루는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촬영 카메라 렌즈에 코를 갖다대는 등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