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세를 보이면서 설 연휴 첫날인 11일 신규 확진자가 다시 500명대로 올라섰다. 감염재생산지수도 1을 넘어선데다 설 연휴 기간 대규모 이동으로 지역사회 감염이 전국으로 퍼질 수도 있어 방역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4명 늘어 누적 8만2,434명이라고 밝혔다. 전날(444명) 보다 60명이 더 많다.
500명대 신규 확진자는 IM선교회발(發) 집단발병 여파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달 27일(559명) 이후 보름 만이다.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본격화한 ‘3차 대유행’은 최근 200명대 후반까지 떨어지며 다소 진정되는 듯했으나 최근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1주일(2.5∼11)간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370명→393명→371명→288명→303명→444명→504명을 기록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주재한 중대본 회의에서 “지난해 12월25일 1,241명을 정점으로 감소추세를 이어져오던 확진자 수가 어제 400명대에 이어 오늘은 500명 대를 넘어 또 다시 방역의 중대한 갈림길에 서 있다”며 “교회, 요양병원, 회사, 사우나, 음식점 등에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한주(2월4일~10일)를 살펴보면 국내발생 확진자 수의 75% 이상이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수도권의 감염 재생산지수는 1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연휴에도 계속 증가할 것이 우려된다”며 “특히 수도권 시민들의 방역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1월 10일부터 이달 6일까지 최근 한 달간 수도권의 주 단위 감염재생산지수를 보면 0.77→0.81→0.87→1.04 등으로 증가 추세다. 감염 재생산지수는 한사람의 감염자를 통해 감염되는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로 1보다 적으면 감염병 확산이 억제되지만 1보다 크면 확산한다.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467명, 해외유입이 37명이다. 확진자가 나온 지역은 서울 177명, 경기 181명, 인천 25명 등 수도권이 383명으로 전체 지역발생 확진자의 82%를 차지했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29명, 강원 11명, 대구 10명, 광주 9명, 전북 7명, 경남 5명, 제주 4명, 충북 3명, 대전ㆍ울산 각 2명, 충남ㆍ경북 각 1명이다.
주요 감염 사례를 보면 경기 부천시의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 및 오정능력보습학원 관련 확진자가 이틀 연속 무더기로 나왔다. 부천시에 따르면 영생교 승리제단 시설 관련 신도 39명, 오정능력보습학원 관련 4명이 각각 양성 판정을 받아 전날 하루에만 43명이 늘었다. 관련 누적 확진자는 96명이다. 또 고양시 일산서구의 태평양무도장 및 동경식당 관련 사례에서도 10명이 추가로 확진됐다.
해외유입 확진자는 37명으로, 전날(30명)보다 7명 늘었다. 15명은 공항이나 항만 입국 검역 과정에서, 나머지 22명은 지역 거주지나 임시생활시설에서 자가 격리하던 중 양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0명 늘어 누적 1,496명이다. 국내 평균 치명률은 1.81%다.
위중증 환자는 전날보다 14명 줄어 총 170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