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서울시장 보궐선거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여야 후보들의 물고 물리는 난타전이 이어지고 있다. 여야 모두 내부적으로는 앞서 가는 후보를 잡기 위한 경쟁자들의 견제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여기에 후보 단일화 움직임까지 동시에 진행되면서, 외부 주자를 향한 내부의 협공 등으로 전선이 복잡해지고 있다.
여야 모두 공세의 타깃은 선두 주자다. 국민의힘 오세훈 전 시장은 10일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지나간 1위와 앞으로 있을 1위를 분명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나간 1위는 나 전 의원, 앞으로 1위는 본인을 가리키면서 견제에 나선 것이다. 오 전 시장은 지난 8일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도 나 전 의원을 향한 21대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했다. 같은당 오신환 전 의원은 나 전 의원을 허경영 국가혁명당 대표에 빗대 "나경영"이라고 비판했다. '신혼부부 1억원대 지원' 공약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다. 오 전 의원은 "얼핏 들으면 황당하고, 자세히 보면 이상한 공약"이라고 일갈했다.
이런 흐름은 여야의 단일화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열린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김진애 의원은 민주당과의 단일화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리고 곧장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타깃으로 삼았다. 김 의원은 이날 박 전 장관을 향해 "너무 공허한 SF영화 같은 공약을 내놨다"고 꼬집었다. 박 전 장관이 서울 주요 도로를 지하화한 후 '수직정원 등대'를 세워 공공오피스와 주거공간 등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는데, 이를 '함량 미달'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김 의원은 "박 전 장관의 공약은 풍선 같은 생각"이라고도 했다.
단일화 움직임을 의식한 후보들의 신경전은 야권에서 더 불을 뿜는다. 나 전 의원은 "김명수 대법원장의 임명동의안이 가결된 것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라며 '김명수 책임론'을 꺼냈다. 나 전 의원과 신경전을 하는 오 전 시장도 안 대표를 향한 공격에는 한 목소리다. 오 전 시장은 "김명수 대법원장 탄생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단연코 안 대표인데, 이제는 사법부 독립을 수호할 의지가 없다고 얘기한다"고 공격했다.
안 대표 비판에는 민주당도 가세했다. 사실상 본선까지 의식한 행보다. 박 전 장관은 9일 "서울은 CEO 플러스 알파로 공공성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하는데,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안 대표는 기업밖에 해 보신 게 없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기업 마인드로 해결하려고 한다"고 견제했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8일 안 대표를 가리켜 "온갖 정당이라는 정당은 다 떠돌아다닌 철새의 우두머리"라고 했고, 김진애 의원은 "안 대표처럼 단일화에 매달릴 생각은 없다"고 깎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