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BA 데뷔한 캄보디아 '당구 영웅' 스롱 피아비

입력
2021.02.09 16:39
22면


캄보디아 '당구 영웅' 스롱 피아비(31)가 LPBA(여자프로당구) 투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피아비는 9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메이필드볼룸에서 열린 'LPBA투어 5차전 웰컴저축은행 웰뱅 챔피언십 2020-21' PQ라운드를 마친 뒤 "경기장이 멋있고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우승도 좋지만 매 경기 잘 치고 싶고 팬들에게 멋있는 선수로 보이고 싶다”고 프로 데뷔 소감을 밝혔다.

피아비는 4조 경기에서 압도적인 1위(105점)를 차지했다. 프로는 처음이지만 피아비는 세계 여자 3쿠션 최강자다. 2010년 결혼 이민을 통해 한국으로 이주한 뒤 2011년 남편의 권유로 당구에 입문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전국 대회를 휩쓴 그는 2016년 1월 대한당구연맹 정식 선수로 등록, 1년 반만인 2017년 6월 국내 랭킹 1위에 등극했다. 세계여자3쿠션선수권대회 3위(2018년), 아시아3쿠션여자선수권대회에서 우승(2019년) 등 승승장구해 프로 진출 전 대한당구연맹(KBF) 랭킹 1위, 세계캐롬연맹(UMB) 랭킹 2위에 올라 있었다. 피아비는 경기 후 "한국에서 당구 선수로 활동한 지 3~4년 됐다. 너무 멋있었고 스포츠 당구 선수로서 자랑스럽다고 생각했다"면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연맹에서 편하게 결정하라고 해줬다. 어느 쪽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프로 전향 배경을 전했다.

피아비의 진출로 기존 김가영 임정숙 김민아 등과 함께 LPBA 여왕 자리를 놓고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도전자 입장으로 붙어보고 싶은 상대로 피아비는 이미래와 차유람을 꼽으면서 "다 잘 치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자세를 낮췄다.

피아비는 캄보디아에서 우리나라 김연아에 버금가는 국민적 영웅으로 통한다. 캄보디아 정부가 한국에서 스타로 발돋움하며 국위 선양하는 피아비를 위해 지난 2018년 6월 총리 주도로 캄보디아캐롬연맹을 창설했다. 2019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캄보디아 방문 때 동행하기도 했다. 피아비 역시 모국 사랑이 크다. 그는 "매년 캄보디아 당구 학교 기부에 참여하고 있고, 한국에 시집오거나 일하는 사람들에게 당구를 가르친다"고 밝혔다. 피아비는 "다문화로 시집온 여자들 대표로 항상 내가 당당하고 무섭지 않고 내가 멋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피아비는 "많은 고민 끝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LPBA 진출을 결정했다"며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만큼 더욱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성환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