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현대카드 공연장인 언더스테이지에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다양한 기업과 손잡고 신용카드의 활용도를 높여온 현대카드와 국가대표 디지털 플랫폼이자 유통 공룡이 된 빅테크 기업 네이버의 만남에 카드업계는 물론 각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날 정 부회장과 한 대표는 '네이버 전용 신용카드(PLCC)'의 출시와 운영 및 마케팅에 관한 협약을 맺었다. 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란 카드사와 파트너사가 기획부터 운영, 마케팅 등 카드 개발에 필요한 전 과정을 함께 추진해 만든 신용카드를 말한다.
당연히 신용카드 사용으로 인한 수익과 비용도 함께 부담하는 구조다. 신용카드에 파트너사의 혜택만 들어간 기존 제휴카드보다 소비자 혜택의 범위와 깊이가 클 수밖에 없다. 카드를 만든 업체와 신용카드사도 PLCC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
업계에선 이번 PLCC가 두 기업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고 있다. 일단 현대카드로선 국내를 대표하는 포털 기업 네이버와의 독점 계약으로 다양한 사업 확장을 꾀할 수 있다.
특히 브랜드와 디자인 등에서 강점을 지닌 현대카드는 쇼핑과 소셜미디어, 웹툰, 지도, 메신저 등 다양한 디지털 비즈니스를 운영 중인 네이버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미 현대카드는 국내 PLCC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서 있다. 현대카드가 지금까지 내놓은 PLCC만 네이버까지 합해 총 13개다. 그 대상도 스타벅스, 배달의 민족, 쏘카, 무신사 등 고객 충성도가 높다고 알려진 기업들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국내 최고의 디지털 플랫폼인 네이버와 PLCC 파트너십을 체결함으로써 현대카드 PLCC가 한단계 더 발전할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에 치중했던 네이버로서도 부족했던 결제 서비스 부문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네이버 파이낸셜'을 통해 금융과 쇼핑, 결제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네이버의 시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PLCC 사용자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해 다시 네이버로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예상이다.
무엇보다 자사 전용 신용카드를 보유하게 되면서 다양한 영역과 연령대에서 고객 확대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IT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내부에서도 연령대가 높아지고 있는 주 고객층을 젊은 층으로 확대하려는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는 것으로 안다"며 "경쟁사인 카카오가 다양한 인수합병과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해온 것과 달리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소극적이란 평가가 있는 만큼, 네이버도 최근 신사업 경쟁에 적극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계약으로 출시될 네이버 전용 PLCC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에 특화될 예정이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월 3,900원(연간 이용권 기준)을 내면 네이버페이 결제 시 5%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형 서비스다. 지난해 6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약 250만명이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