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치료제 허가 ... "경증은 고위험군 환자에게만 써라"

입력
2021.02.05 16: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산 치료제인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주'가 허가됐다. 국내에선 처음이고 세계에선 세 번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5일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최종점검위원회를 열고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주(성분명 레그단비맙ㆍCT-P59)에 대해 3상 임상시험 결과 제출 조건으로 허가 결정했다.

렉키로나주 투여 대상은 만 18세 이상의 고위험군 경증이나 중등증 코로나19 환자에 한정된다. 고위험군은 60세 이상이거나 심혈관계 질환, 만성호흡기계 질환, 당뇨병, 고혈압 중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이들을 말한다.

앞서 전문가들로 구성된 검증자문단은 경증~중등증 환자 투여를 위한 렉키로나주의 품목허가를 권고했다. 하지만 이후 식약처의 법정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중앙약심위)는 경증 환자의 범위를 고위험군으로 제한했다. 이날 최종점검위원회에서도 같은 결론이 나왔다.

김강립 식약처장은 “검증자문단과 중앙약심위에서의 자문내용이 다소 정교화된 측면이 있다”며 “저희는 최종 두 차례의 자문결과에서 제안된 자문내용을 존중해 고위험군 경증 환자와 중등증 환자로 사용 대상을 확정했다”고 말했다.

렉키로나주는 유전자재조합 중화항체치료제다. 코로나19 완치자의 혈액에 존재하는 중화항체 유전자를 선별, 숙주 세포에 삽입(재조합)해 세포 배양을 통해 대량 생산한다. 성인 체중 1㎏당 40㎎을 90분(±15분)간 정맥으로 주사해야 한다. 최종점검위는 허가심사에 필요한 주요 자료가 충실히 제출됐고, 안전성과 효과성에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접종가능 시기에 대해 김강립 처장은 “셀트리온사에서 렉키로나주 생산이 이미 완료돼있어 임상현장에서 요청하면 가장 빠른 시간 안에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질병청에서 우선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미리 준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건강보험 적용에 관한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종점검위는 셀트리온이 환자 1,7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 결과를 올해 말까지 제출 받기로 했다. 혹시 있을지 모를 부작용을 더 면밀히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김 처장은 “3상에서 분명한 효과가 확인되면 환자 치료에 적절히 사용될 뿐 아니라 중증 진행을 막아 방역·의료현장에서 중환자 병상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될 것”이라며 “향후 백신과 함께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데 의미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 말했다.

김청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