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오스틴에 19조 규모 반도체 공장 신설하나 …TSMC 맹추격

입력
2021.02.05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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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장 증설 검토하며, 美 지방 정부에 혜택 요청
파운드리 초호황, 대만 TSMC는 31조원 투자 계획
삼성전자도 천문학적 투자로 점유율 추격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19조원 규모의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 반도체 공급부족에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파운드리 시장을 염두에 둔 행보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바짝 추격하겠다는 방침이다.

5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약 170억 달러(약 19조1,300억원)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 증설 투자를 검토하면서 현지 지방정부에 향후 20년간 8억550만달러(약 9,000억원)의 세금감면 혜택을 요청했다. 삼성전자가 지방정부에 제출한 자료에선 700만 제곱피트(약 6,500만㎡) 규모의 신 공장 증설과 향후 10년간 1,800개의 일자리를 창출 계획도 포함됐다. 오스틴 투자가 확정될 경우 올해 2분기 착공, 2023년 4분기 가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12월 오스틴 공장 증설에 대비해 공장 부지를 추가 매입한 데 이어 용도변경도 마쳤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미국 오스틴 외에도 애리조나와 뉴욕 등 미국 내 여러 도시와 함께 중국 시안, 한국 기흥·화성·평택 등을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말 그대로 초호황 상태다. 생산 공장이 없어서 제품을 못 만들 정도로 수요가 쌓였다. 5세대 이동통신(5G)이 본격화한 가운데 전 산업에 인공지능(AI)이 도입되면서 반도체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으면서 빅데이터 처리에 필요한 반도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차량용 반도체는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태로 포드·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반도체가 없어서 차량 생산도 중단했다. 이에 자동차 업체들은 웃돈을 줘서까지 대만의 TSMC에 제품 생산을 요청하고 나섰다.

50%의 시장점유율 차지하고 있는 TSMC의 경우 올해 설비 투자에 최대 280억달러(약 31조5,000억원)를 투입하면서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이는 지난해 172억달러(약 18조9,000억원)에서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금액이다.

2030년까지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1위 목표를 제시한 삼성전자 역시 천문학적인 투자에 나설 태세다. 현재 10나노미터(10억분의 1미터) 이하 초미세공정에서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파운드리 업체는 현재 전 세계에서 TSMC와 삼성전자 뿐이다. 이미 양사의 10나노미터 이하 생산라인은 전량 예약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에 추가 생산라인 확충은 그대로 시장점유율 확대로 이어진다. 삼성전자는 미국에 파운드리 공장을 설립하면서 인텔과 AMD, 퀄컴 등 미국 정보기술(IT)업체의 반도체 생산 물량 흡수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 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최종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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