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돌아온다. 민주주의가 돌아온다. 이것이 (미국) 외교정책의 중심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국무부를 찾아 바이든 행정부 외교정책 기조를 천명했다. “힘이 아니라 모범을 보여 세계를 이끌 것”이라던 당선인 시절 언급을 하나씩 구체화하는 셈이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를 위협으로 언급하고 기후변화와 핵 협상 같은 도전은 다른 나라들과 함께 할 때 풀린다고 강조해 ‘동맹 중시’ 기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함께 워싱턴 국무부 청사를 방문했다. 지난달 20일 취임 후 첫 정부 부처 방문이다. 지난 1일 방문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눈폭풍으로 일정이 연기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첫 부처 방문으로 중앙정보국(CIA)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국방부를 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첫 방문 부처로 국무부를 선택한 것은 미국 외교의 세계 무대 복귀를 강조하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는 이날 여러 발언에서 동맹을 강조했다. 먼저 “미국의 동맹들은 우리의 가장 위대한 자산”이라며 ‘외교적’인 관여를 강조했다. 지난 2주간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한국 등 가장 가까운 나라의 지도자들과 통화한 사실을 거론하며 동맹과의 협력 회복도 언급했다.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원칙 폐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선 협력과 경쟁 양 측면이 모두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경쟁관계라는 점을 지적하고 도전에는 맞서겠다고 하면서도 “미국의 국익에 부합할 때 중국과 함께 일할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경쟁과 협력 필요성을 모두 제시했다. 구속된 야당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를 두고는 “즉시 풀려나야 한다”고 언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독일 주둔 미군 철수계획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스틴 장관은 우리의 군사력이 우리 외교정책과 국가안보 우선순위에 적절하게 부합하도록 미군의 전 세계 배치 검토를 주도할 것"이라며 "이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주독미군 철수를 중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독미군 감축 계획을 일단 중단시킨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선 “버마 군부는 권력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예멘 내전이 종식돼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연간 난민 한도 12만5,000명으로 상향 계획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