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앞바다 美군함 통과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계속된다

입력
2021.02.04 22:25
"국제법이 허용"… 대만 지속 지지 시사
中 "예의주시 파악… 위협ㆍ도발에 대응"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처음으로 미국 해군 군함이 중국 앞바다 격인 대만 해협을 통과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항행의 자유’ 작전 틀이 바이든 정부 때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대만 국방부는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 미군 작전함 한 척이 대만 해협을 북쪽에서 남쪽으로 통과했다고 밝혔다. 미군 작전함이 대만 해협을 지나는 동안 일대에서 이상 군사 동향은 없었다고 대만 국방부는 덧붙였다.

미 해군 7함대도 이날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인 존 매케인호(DDG-56)가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의 안정을 지지하기 위한 통상적 작전의 일환으로 대만 해협을 지났다고 확인했다. 7함대는 “미군은 국제법이 허용하는 곳이라면 계속 날아가고 항해하며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해군 함정의 대만 해협 통과는 과거 트럼프 정부 당시 한 달에 한 번 꼴로 이뤄지던 일이다. 이른바 ‘항행의 자유’ 작전이다. 대만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도 담긴 이 작전이 새 정부에서도 멈추지 않았다는 건 해당 기조가 바뀌지 않으리라는 것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중국 반응은 신중하다. 아직 바이든 정부가 어떤 식으로 나올지 지켜보는 단계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대만 해협을 통과하는 미 군함을 예의주시하며 모든 과정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모든 위협과 도발에 대응해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이 지역의 평화ㆍ안정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3, 24일 이틀에 걸쳐 중국이 매일 10대 넘는 전투기, 폭격기, 정찰기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에 들여보낸 것도 시험 삼아 한 행동일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중(對中) 관계를 어떻게 조정할지 고민 중인 바이든 정부를 떠보는 용도였으리라는 것이다.

권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