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바네사 스프링고라 '동의' 외

입력
2021.02.05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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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동의

바네사 스프링고라 지음. 정혜용 옮김. 프랑스 문단 미투 운동의 신호탄이 된 문제작. 프랑스 유명 문학 출판사의 대표인 저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이 자전적 소설은 30년 전 13세 때 처음 만났던 유명 작가와의 성 착취 관계를 폭로해 화제를 모았다. 수상쩍은 성 윤리에도 문단 내에서 지배적 위치에 있던 가브리엘 마츠네프의 치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프랑스 문단의 위선을 고발한다. 미성년 성 착취 사건에서 '동의'가 얼마나 위험한 개념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은행나무·256쪽·1만4,000원



◇겨울이 지나간 세계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철도원’으로 유명한 작가 아사다 지로의 30년 문학 인생을 관통하는 주제인 인간의 선의에 대한 믿음과 인생의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담았다. 도쿄의 단독주택에 살며, 대기업 계열사 임원까지 지낸 예순다섯살 주인공이 송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지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의식을 잃은 채 사흘 동안 누워 있던 주인공은 별안간 따듯한 행복감에 사로잡혀 깨어나고, 정체불명의 여인과 함께 꿈도 망상도 아닌 이세계(異世界)로 여행을 떠난다. 부키·432쪽·1만6,000원



◇잃어버린 단어들의 사전

핍 윌리엄스 지음. 서제인 옮김. 남성들의 이야기로만 채워져 있는 ‘옥스포드 영어 사전’ 편찬 역사를 사전의 권위에서 누락된 여성들의 언어와 사전을 만드는 데 기여한 다양한 여성들의 모습을 통해 조명한다. ‘에즈미’라는 책상 밑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그의 성장과 함께 시야를 확장하며 사전의 역사뿐 아니라, 말과 글에 대한 근원적 질문들로 나아간다. 흥미로운 사전의 역사이자, 한 여자아이의 성장담, 여성 인권의 역사인 이 이야기는 남성 엘리트들로 이뤄진 공식적인 세계와 그 이면의 다채로운 세계를 들여다보게 해준다. 엘리·580쪽·1만8,500원



◇녹정기 (전 10권)

김용 지음. 이덕옥 옮김. 전 세계 3억부 이상 판매고를 기록한 김용의 대작 장편소설. 이번에 출간한 ‘녹정기’는 김용이 직접 심혈을 기울여 개정한 2005년 최신본을 국내 최초로 완역한 것이다. 소설은 만주족 황실의 패권 장악과 한족 백성들의 항쟁이 계속되던 청나라 강희제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소년 위소보가 천하를 주름잡는 영웅으로 거듭나는 여정을 그린 이 시리즈는 최근까지도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되며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영사·각 권 400쪽 내외·세트 12만8,000원



◇완벽한 스파이 (전 2권)

존 르 카레 지음. 김승욱 옮김. 20세기 영국 문학계의 거인이자 스파이문학의 거장인 르 카레의 자전적 소설로 1986년 처음 출간됐다.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친 뒤 자취를 감춘 영국 정보국 요원 매그너스 핌과 그의 뒤를 쫓는 상사를 주축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다. ‘완벽한 스파이’로만 살아왔던 한 인간이 꺼내는 인간적인 이야기와 진솔한 자기 고백은 국제 스파이 활동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열린책들·각 520쪽, 568쪽·각 1만5,800원



◇호르몬이 그랬어

박서련 지음. 세 편의 단편소설을 한 권에 모아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빠르게 만나 볼 수 있게 한 트리플 시리즈의 첫번째 소설집. 장편소설 ‘마르타의 일’, ‘더 셜리 클럽’을 통해 각기 다른 시공간에 있는 여성 캐릭터들의 삶에 주목한 박서련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기도 하다. 이번 소설집에서 작가는 대학 초년생, 비정규직의 애환으로 점철된 동세대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자음과모음·136쪽·1만2,000원



◇듄 신장판 전집 (전 6권)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SF ‘듄’이 20년 만에 재출간됐다. 기존의 18권 반양장본을 원서와 동일하게 양장본 6권으로 묶었고, 6개월에 걸친 원본 대조 작업을 거쳤다. 지금까지 2,0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각종 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오는 10월 영화 ‘컨택트’의 드니 빌뇌브 감독이 연출을 맡은 작품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황금가지·각 권 800쪽 내외(2권 376쪽)·세트 12만원




어린이


◇쌈룡학원

채록희 지음. 중학교 2학년인 주인공은 자신을 괴롭히는 일당에게 주먹을 날리다가 둘로 쪼개진다. 순식간에 육체와 영혼이 분리돼 혼란스러워하던 주인공은 털보 거인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지고, 미스터리한 쌈룡학원에서 살게 된다. 가족해체, 학교폭력, 환경파괴와 같은 현실 문제를 다루면서도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러스한 문체가 빛을 발하는 작품. 나무를심는사람들·288쪽·1만3,000원



◇긴긴밤

루리 글·그림.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 ‘노든’과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긴긴밤을 함께하며 바다를 찾아가는 이야기다.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가는 그들의 여정은 작지만 위대한 사랑의 연대를 보여준다. 문학동네·144쪽·1만1,500원



◇눈보라

강경수 글·그림.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라가치 상을 수상한 강경수 작가의 신작. 그간 ‘거짓말 같은 이야기’ ‘꽃을 선물할게’ 등을 펴낸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기후 위기 시대를 통과하고 있는 북극에 주목한다. 한때 겨울왕국의 제일가는 사냥꾼이었지만 빙하가 녹아내리는 북극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북극곰 ‘눈보라’의 모험이 책의 주 내용. 환경 문제와 더불어 진실보다 거짓에 환호하는 세상에 대한 풍자, 그 속에서 나다움을 지키는 것에 대한 철학적 질문까지 품는다. 창비·60쪽·1만4,000원



◇나비가 하나 둘 셋

이재옥 그림. 병풍, 민화, 문자도까지 전통의 아름다움을 살린 그림책. 아름다운 전통 그림을 아이와 함께 보며 숫자를 배울 수 있게 했다. 병품 속에 담긴 민화처럼 책 또한 병풍의 형태로 만들어져 책을 넘기는 재미까지 살렸다. 조상들이 즐겨 그린 민화풍의 그림은 책을 보는 아이들이 우리 것을 알아가고 체험할 수 있게 해준다. 봄봄·48쪽·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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