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으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동재(35) 전 채널A 기자가 구속기간 만료를 하루 앞둔 3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7월 17일 구속 수감된 지 201일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이 전 기자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작년 8월 초 강요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 전 기자는 당초 4일 구속기간(6개월) 만료로 인해,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되지 않는 한 석방이 예정돼 있던 상태였다.
이 전 기자는 이날 오후 2시30분쯤 서울구치소를 빠져 나오면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앞서 이 전 기자 측 변호인은 “석방되는 건 다행이지만, 보석 결정이 늦어져 장기간 인신이 구속된 것은 심히 유감”이라며 “이례적으로 늦은 결정으로 불구속 재판 원칙이 훼손됐다고 생각한다”고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보석 결정은 지난해 10월 이 전 기자 측의 신청이 있은 지 120일 만에 나온 것이다. 통상적으로 보석 심사에는 1개월 안팎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전 기자의 경우 4개월간 재판부가 결정을 내리지 않았던 셈이다.
이 전 기자는 신라젠 대주주였던 이철(56ㆍ수감 중)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다섯 차례 편지를 보내 ‘여권 인사 비위를 알려 달라’면서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동훈 검사장의 공모가 있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검언유착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이 사건 재판은 핵심 증인인 ‘제보자X’ 지모씨의 거듭된 법정 출석 거부로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마지막 증인인 채널A 진상조사위원회 보고서 작성자 강모 채널A 기자도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재판이 연기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