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열한 살 때부터 4년간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부부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 부부는 어린 딸에게 수시간 동안 원산폭격을 시키는 등 가혹행위를 하고 죽도로 때리는 등 여러 차례 폭행했다. 검찰은 1심 양형이 지나치게 낮아 부당하다며 법원에 항소했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4·여)씨와 그의 남편 B(47)씨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도 명령했다.
A씨는 2016년부터 2019년 12월까지 인천 중구 자택에서 딸 C(16)양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딸(당시 11세) 학습지 교재에 낙서를 했다는 이유로 죽도로 온몸을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이듬해에는 딸이 잘못을 하고도 "잘못했다"고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4시간가량 뒷짐을 진 채 몸을 굽혀 머리를 바닥에 박는 '원산폭격'을 시켰다. A씨는 또 2018년과 2019년 C양이 대든다는 이유 등으로 온몸을 때렸다. 7시간 동안 바닥에 무릎을 꿇게 하면서 화장실도 가지 못하게 하는 등 수차례 가혹행위도 했다.
B씨는 2017년과 2018년 C양을 때리거나 목을 조르고 욕설을 하는 등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2017년 C양에게 욕설을 하고 C양이 비명을 지르자 입을 막고 얼굴을 때렸다. 2018년에는 숙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C양을 폭행하고 현관문과 중문 사이로 쫓아내 맨발로 20분 넘게 서있도록 했다.
C양은 부모가 학대를 했다며 직접 신고를 했고 이후 보호시설에서 머물다가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 판사는 "피고인들의 범행 양태가 좋지 않으나 수사와 재판을 거치면서 잘못을 깊이 뉘우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피해자와 원만하게 지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피해자가 재판에서 부모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탄원서를 낸 점 등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