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북한 외교장관이 신년 축전을 주고 받았다.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이에 오간 것까지 합하면 올해 들어 벌써 3번째다. 하지만 양측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완전히 잦아들지 않아 북중 간 왕래가 임박한 징후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가 1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리선권 북한 외무상에게 축전을 보내 한달 전 열린 북한의 8차 노동당 대회 등을 축하하면서 “최근 몇 년간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의 전략적 리더십과 직접 추진으로 북중 관계가 크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은 이어 “새해 중국은 북한과 밀접히 소통하길 원한다”면서 “양국 최고 지도자의 중요한 공감대를 잘 실현하고 북중 관계를 부단히 발전시켜 양국과 국민들에게 더 많은 복을 가져다 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리 외무상은 “북중 외교 부문의 밀접한 협력을 통해 새해 양국 간 전통적인 우호 협력 관계는 계속 양호한 발전을 거둘 것으로 믿는다”고 화답했다.
앞서 시 주석이 소통의 물꼬를 텄다. 시 주석은 새해를 맞아 김 위원장에게 연하장을 보낸 데 이어 11일에는 공산당 총서기 명의로 김 위원장이 북한 노동당 총비서에 추대된 것을 축하하는 메시지를 전했다. 최고 지도자 개인뿐 아니라 ‘당 대 당’ 관계인 양국의 특수성을 부각시켜 우의를 과시한 셈이다. 이에 김 위원장도 12일 답전을 보내 “두 당, 두 나라 인민들의 이익과 직결된 북중 친선을 공고히 발전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같은 최고위급의 메시지 교환에도 불구하고 양측 간 왕래를 재개하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외교 소식통은 북중 외교장관의 상호 축전에 대해 “매년 이 같은 내용을 주고 받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북중 접경 소식통도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해 국경지역에서 이전과 다른 전향적인 움직임은 없다”면서 “북한 사람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해 중국 국경지역으로 몰려 드는데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이 불붙던 지난해 1월 28일 외국인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중국과 국경을 봉쇄했다. 이후 1년이 지나면서 북중 공식 교역액은 전년 대비 80.67%가 감소한 5억3,905만 달러(약 5,939억원)에 그쳤다. 대중 경제의존도가 90%를 넘나드는 중국으로서는 쓰라린 대목이다. 북한은 대외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이라며 코로나 ‘청정지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