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3조원을 넘기며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창사 이래 최고 성적표를 받았다.
LG전자는 29일 실적 발표에서 지난해 매출은 63조2,620억원, 영업이익 3조1,95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보다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31.1% 늘어난 수치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고 기록이다. 매출은 기존 최대였던 2019년(62조3,000억원), 영업이익은 2018년(2조7,000억원) 기록을 넘어섰다. 영업이익률 역시 처음으로 5%대(5.1%)에 진입했다. 지난해 코로나19에도 오히려 수익성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된 것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도 분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최대 실적을 내면서 매년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주춤했던 '상고하저' 징크스도 털어냈다.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18조7,808억원, 영업이익 6,50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매출(16조612억원)은 16.9%, 영업이익(1,018억원)은 무려 538%나 급증했다. 매출, 영업이익, 영업이익률(3.5%) 모두 역대 4분기 중 가장 높다. 매출은 역대 분기 기준 처음으로 '18조원' 벽을 넘어섰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TV, 냉장고와 같은 생활가전 수요가 폭발한 게 실적 상승에 톡톡한 역할을 했다. 특히 LG전자의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본부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H&A본부는 지난해 매출 22조2,691억원, 영업이익은 2조3,526억원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신기록을 다시 썼다. 연간 영업이익률(10.6%)도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생활가전 분야 세계 1위다. 미국 가전 명가 월풀과 견주면 매출(약 22조8,656억원)은 다소 뒤지지만 영업이익(약 1조8,820억원)은 가뿐히 제쳤다.
가전과 함께 지난해 코로나로 역대급 호황을 맞이한 TV 사업도 실적 상승에 힘을 보탰다. TV를 담당하는 HE(홈엔터테인먼트)본부는 지난해 1년 전보다 22.9% 늘어난 9,697억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다.
특히 LG전자가 최근 들어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자동차부품사업(VS)는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5조8,015억원)을 기록했다. LG전자는 "지난해 손잡은 캐나다 부품사 마그나와의 합작사가 올해 출범하면 흑자전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전자의 TV(HE), 생활가전(H&A), 스마트폰(MC), 전장(VS) 등 5개 사업본부 중 적자를 낸 곳은 MC와 VS 뿐이다. 특히 MC의 영업 적자폭(8,412억원)이 압도적이다. LG전자는 최근 5조원대 누적적자로 '골칫덩이'였던 스마트폰 사업 철수 가능성을 공식화한 상태다.
증권가에선 벌써부터 스마트폰 사업을 떼어낸 올해 LG전자의 영업이익이 4조원대에 진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전자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3조4,000억원 수준인데, 스마트 사업에서 적자가 획기적으로 줄면 그만큼 영업이익이 커질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