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북정책 비판하던 정 박, 美 국무부 동아태부차관보 발탁

입력
2021.01.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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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DNI 북한 정보 담당관 지낸 北 전문가
"문 대통령이 보수진영  반대파 억압" 주장도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한국계 북한전문가인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에 발탁됐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과 북한 정권의 비핵화 의지는 물론 한국 민주주의에 부정적 인식을 가진 인사여서 한국 정부와 불협화음도 예상된다.

정 박 한국석좌는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동아태부차관보로 국무부에 합류하게 됐다는 걸 발표하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그는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 부정보관, CIA 동아태미션센터 국장 등을 지냈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원회 정보당국 기관검토팀에 들어갔다. 대선 기간 캠프에서 외교안보분야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부차관보에 정식 임명되면 주한미국대사와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를 지낸 성 김 동아태차관보 대행과 호흡을 맞추게 된다. 동아태국은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관련 외교를 담당한다. 두 사람 모두 한국계다.

다만 그는 평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회의를 보였고, 한국의 민주주의 상황을 두고 일방적 시각을 공개적으로 밝힌바 있다. 정 박 한국석좌는 22일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가 발간한 ‘아시아의 민주주의’ 보고서에 ‘한국 민주주의에 길게 드리운 북한 그림자’라는 글을 실었다.

그는 글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수진영 등 반대파를 억압하고 보복의 패턴을 지속하는 것, 이를 통해 한국 정치의 양극화를 심화시킨 것에 대해 비판받아왔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이루지 못할 약속을 위해 국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뿐 아니라 국내문제인 울산시장 선거 수사,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슈를 ‘스캔들’로 지목해 일방적 주장만 전달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이 시민사회를 억압했고, 한국의 경제 기적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