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설 연휴 전 도심 내 특단의 공급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는데도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꺾이기는커녕 오히려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규제 기조와 공공 주도의 공급 방식으로는 불붙은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지 못할 것이란 불안감에 서둘러 아파트를 사야겠다는 심리가 새해 들어 더욱 강해지는 분위기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수도권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7.2로, 한 주 전(115.3)보다 1.9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2년 7월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고치다.
매매수급지수는 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고,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을 압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는 지수가 ‘100’이다.
수도권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6월 1일 100을 넘긴 이후 꾸준히 상승해 12월 14일 110을 돌파했다. 같은 달 29일 '부동산 구원투수'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의 취임에도 매수세는 꾸준히 기세를 올렸고 새해 들어 1월 4일 114.7, 11일 115.3, 18일 117.2로 매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18일 기준 경기(123.1)와 인천(112.8)은 나란히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서울(109.2)은 지난해 8월 3일 이후 5개월여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찍었다.
전국의 주요 도시들이 규제 지역으로 묶이면서 지방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14일(114.2) 정점에 도달한 이후 하향세를 그려 111.9까지 떨어졌다. 광주는 18일 기준 109.5로 전주(112.4)보다 하락했고 같은 기간 대전(117.4→116.5), 충북(109.9→118.6), 충남(115→114.7)도 매수세가 주춤해졌다. 하지만 지방권의 감소세를 수도권이 흡수하며 전국 매매수급지수(114.7)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의 집값이 크게 상승하고 전세난까지 더해지자 수도권에선 서울보다 저렴한 경기와 인천 아파트로 매매 수요가 몰리며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